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약품(보톡스) ‘메디톡신주’의 판매 중지가 확정되면서 보톡스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요동쳤다. 국내 시장에서 3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던 제품이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하면서 반사이익 기대감으로 경쟁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번 허가 취소 사태로 개인투자자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중지 잠정 처분이 내려진 지난 4월 중순부터 허가 취소 사태까지 번지진 않으리라고 예상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18일 메디톡스는 전 거래일보다 20% 하락한 12만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전 판매중지 확정이 알려지면서 개장 직후 주가가 하한가 가까이 내려갔다. 오전 한때 통지서를 받지 못했다는 공시가 뜨며 일부 매수세 출현으로 13만 원 근처까지 회복했지만, 오후 확정공시가 뜨며 모두 매도세로 전환됐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 등 3개 품목에 대한 품목허가를 25일 자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중순 해당 품목에 대한 제조 및 판매를 잠정 중지한 지 두 달 만의 결정이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 및 처분취소 청구 소송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쟁사 반사이익 전망…휴젤 주가 6% ‘쑥’ = 메디톡신 허가 취소가 확정된 영향으로 같은 날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보톡스를 제조하는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대표 경쟁사로 꼽히는 휴젤은 전 거래일보다 6.22% 오른 43만4000원에 마감했다. 대웅제약(3.53%), 휴온스글로벌(5.15%), 제테마(7.77%), 파마리서치프로덕트(4.36%), 한국비엔씨(5.55%) 등도 주가가 올랐다.
메디톡신주는 국내 보톡스 시장에서 휴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기준 총 시장 규모 1473억 원 중 544억 원에 달한다. 약 30%가량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제품이 퇴출당하면서 시장 개편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특히 증권가에선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휴젤이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 서미화 연구원은 “품목허가 취소 관련 소식이 나온 4월에는 휴젤 물량이 다른 월평균 대비 50% 증가했다”라며 “올해는 단가 인하 없이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업이익률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허가 취소 번복에 2000억 '베팅'…개미 피해 클 듯 = 한편 이번 허가 취소로 인해 개인투자자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톡스 허가 취소 이슈가 불거진 4월 중순부터 외국인과 기관은 꾸준히 매도세를 보인 반면, 개인투자자는 해당 물량을 소화하며 매수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4월 20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1900억 원, 기관은 87억 원가량 메디톡스 물량을 내던졌고 개인투자자는 1977억 원어치 사들였다. 식약처의 결정 번복 가능성과 관련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손실을 만회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메디톡신이 메디톡스 매출 비중 40%를 넘게 차지하는 주요 제품인 데다, 다른 제품군에 대한 브랜드 신뢰도도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진홍국 연구원은 메디톡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지난해 기준 톡신의 국내 및 해외 매출 비중이 26%, 30%에 달하는 만큼 이번 품목허가 취소로 인해 향후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주가는 이미 저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진 연구원은 “허가취소 이슈는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황이라 바닥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향후 전개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처분취소 청구소송 등의 결과에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