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심 외교’ 파문…볼턴 회고록 “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도와 달라 부탁했다”

입력 2020-06-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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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표심 얻기 위해 중국에 농산물 수입 확대 요청…“폼페이오, 대북 외교 성공 확률 제로 단언” 폭로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월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여성 정책과 관련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가운데 뒤에서 존 볼턴(왼쪽)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월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여성 정책과 관련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가운데 뒤에서 존 볼턴(왼쪽)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큰 암초를 만났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조만간 출간 예정인 회고록에서 트럼프가 사심에 가득 찬 외교를 펼쳤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볼턴은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직접 자신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의 일부를 발췌·게재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자신의 재선을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는 사실을 낱낱이 폭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회고록 사본을 확보, 그 내용을 일제히 보도하는 등 워싱턴 정가가 볼턴의 폭로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볼턴의 회고록은 오는 23일 출간 예정인데, 대선 정국에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며 이미 아마존에서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볼턴에 따르면 트럼프는 철학이나 전략, 정책에 기반을 두지 않고 오직 자신의 연임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미·중 무역전쟁에서 그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볼턴은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졌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시 주석에게 농민의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이 미국 농산물 수입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는 갑자기 화제를 미국 대선으로 돌리면서 중국의 경제력을 언급하고 시 주석의 도움을 간청했다”며 “그는 중국의 대두와 밀 수입 확대가 선거 결과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당시 시 주석을 향해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는 낯 뜨거운 찬사도 늘어놓았다고 볼턴은 꼬집었다.

이는 한 마디로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부처가 될 ‘농업 지역(Farm States)’의 표심을 얻기 위해 무역전쟁의 궁극적인 목표를 망각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고조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이나 지식재산권 절취 등 구조적 문제점 개선에 초점을 맞췄으나 트럼프는 오직 대선 승리에만 정신이 팔렸다는 것이다.

볼턴은 “트럼프는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도 시진핑과 개인적으로 대화할 기회로만 여기고 중국의 농산물 수입 확대와 화웨이 형사재판 기소를 교환하려 했다”며 “홍콩 민주주의 시위와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탄압 등 인권 문제에서 대만 방어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관련된 중요한 이슈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볼턴은 ‘충성파’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입장도 난처하게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자신에게 트럼프를 “터무니없는 거짓말쟁이(Full of shit)”라고 뒷담화한 메모를 보냈으며, 이 회담 한 달 뒤에는 “대북 외교 성공 확률은 제로”라고 단언했다고 공개한 것이다. 한편으로 이는 트럼프 정부 내에서 대북 외교에 대한 비관론이 훨씬 전부터 팽배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볼턴은 트럼프가 “핀란드는 러시아의 일부가 아니냐”고 물어보거나 “영국이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히는 등 대통령 자질을 의심케 하는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급해진 미국 정부는 회고록 출간 금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법무부는 전날 법원에 출판 금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날 밤에 다시 회고록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긴급명령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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