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선두기업 중 하나인 신풍제약이 ‘클로로퀸’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취소하면서 유사한 약품으로 진행 중인 신풍제약 임상에 성공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신풍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7.58% 하락한 원에 3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5.28% 치솟은 가운데 급락을 면치 못했다.
신풍제약은 회사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클로로퀸 테마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클로로퀸 홍보에 나설 때 신풍제약 주가는 고공 행진했다. 실제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킬 ‘게임체인저’로 극찬하면서 신풍제약 주가는 불과 7거래일 동안 두 배 뛰기도 했다.
하지만 FDA가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쓰도록 했던 긴급 사용 승인을 철회하면서 신풍제약은 흔들리고 있다. FDA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이나 클로로퀸 관련 약물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풍제약은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등과 함께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 중 하나다. 부광약품은 레보비르(임상 승인일 4월 14일), 엔지켐생명과학은 ‘EC-18’(5월 12일), 신풍제약이 피라맥스(5월 13일)를 이용해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신풍제약과 달리 부광약품과 엔지켐생명과학은 이날 각각 6.14%, 10.43% 오르며 선방한 모습이다. 클로로퀸과 다른 성분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클로로퀸 악재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및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EC-18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의 코로나19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고 임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부광약품은 임상 과정에서 레보비르의 대조약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하고 있어 클로로퀸과의 연관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처방자도 피임상자도 어떤 약이 처방되는지 아는 ‘오픈 라벨’ 방식의 임상에서 대조약을 교체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며 “식품의약처가 클로로퀸을 빼라는 권고가 없다면 지금 디자인대로 임상을 그대로 진행해도 되기 때문에 특별한 임상 지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