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한 토막] 매다와 메다

입력 2020-06-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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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넥타이를 매고, 가방을 메고, 신발 끈을 맨다.” “출세에 목을 매고 있는 그를 보니 안타까워 목이 메었어.”

두 예문에 쓰인 ‘매다’와 ‘메다’. 이 두 단어는 일상에서 사용 빈도수가 높은 동사들이지만, 막상 쓰려고 하면 ‘매다’가 맞는지, ‘메다’가 맞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매다’는 ‘끈이나 줄 따위의 두 끝을 서로 마주 걸고 잡아당기거나, 끈 등을 몸에 감아 잘 풀어지지 않게 마디를 만들다’는 뜻이다. “한복을 입을 때 옷고름 매는 게 제일 힘들어”처럼 옷고름이나 신발 끈, 넥타이, 대님 등을 풀어지지 않게 마디를 만드는 경우에 ‘매다’를 쓴다. 또 ‘일정한 기준에 따라 사물의 값이나 등수 따위를 정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그는 과일에 값을 매느라 바빴다” “쇠고기 등급을 매는 일을 하고 있어”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주로 ‘목’을 목적어로 써서) ‘어떤 데에서 떠나지 못하고 속해 있다’는 뜻도 있다. “그가 그 일에 목을 매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어”와 같은 예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메다’의 뜻은 ‘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다’이다. 핸드백, 배낭, 총, 가마 등은 어깨에 걸리는 것이므로 ‘메다’라고 써야 맞다. “급하게 먹었더니 목이 메었다”와 같이 ‘뚫려 있거나 비어 있는 곳이 막히거나 채워지다’는 의미도 있다. “너무 기뻐서 목이 멨다”처럼 ‘어떤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다’는 뜻도 있다. 이때 메다는 동사 ‘목메다’와 의미가 같다. “밤새 목메어 운 당신”처럼 표현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목메이다’는 목메다의 잘못된 표현이다.

메다와 매다의 경우처럼 ‘목메다’는 ‘목매다’와 자주 혼동한다. 목매다는 ‘어떤 일이나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다’는 뜻이 있다. 이는 ‘목매달다’와 같은 의미로 속된 표현이다. “그녀에게 목매고 싶진 않아”처럼 활용할 수 있다.

‘매다’와 ‘메다’가 헷갈린다면 대상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된다. 끈, 줄 등으로 풀리지 않게 묶을 때는 ‘매다’를 쓰는 반면, 가방 등을 어깨에 얹어 놓을 때는 ‘메다’를 사용하면 된다. 또 상대에게 온전히 의지한다는 뜻으로 쓸 때는 ‘매다(목매다)’, 목이 막힐 정도로 감정이 북받칠 때는 ‘메다(목메다)’를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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