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전후 최악 경기 침체...국부펀드서 ‘사상 최대’ 46조 원 인출

입력 2020-05-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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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부펀드 자금 유입·인출 추이. 단위 십 억 크로네. 출처 블룸버그통신
▲노르웨이 국부펀드 자금 유입·인출 추이. 단위 십 억 크로네. 출처 블룸버그통신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 직면한 노르웨이가 자국 국부펀드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인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와 국제유가 폭락 등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선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는 이날 2020년 개정 예산안을 발표하고 자국 국부펀드에서 3820억 크로네(약 46조1200억 원)를 인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직전 최대치였던 2016년의 4배가 넘는다.

서유럽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노르웨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세계 원유 시장 붕괴의 여파로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약 1조 달러를 굴리는 자국 국부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다. 노르웨이 재무부 대변인은 “올해 국부펀드의 현금 흐름이 약 2490억 크로네로 추산된다”며 “1330억 크로네 규모의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SEB의 에리카 달스토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는 분명히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그러나 노르웨이는 역사적으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위기 상황에도 직면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는 봉쇄 정책과 유가 붕괴로부터 야기된 파급효과와 함께 노르웨이 경제를 강타한 이중고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매각 대상은 주로 채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 유동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펀드 전체 포트폴리오 중 주식 투자 비중이 70%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주식 비중은 목표치 이하로 내려간 상태여서 오히려 더 채워 넣어야 한다.

그동안 노르웨이 정부는 매년 오일 머니로 벌어들인 수입을 국부펀드로 이전해 왔다. 2016년에는 유가 폭락으로 수입이 줄어들자 국부펀드에서 자금을 인출해 재정에 보태기도 했다. 당시에는 현금 흐름이 좋아 재정 적자를 커버하기가 수월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석유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휘청이면서 재정 투입이 늘어서다. 노르웨이는 올해 석유 수출 등을 통한 순현금흐름이 62% 감소한 980억 크로네로,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다 노르웨이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4200억 크로네를 경기부양에 투입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4년 만에 국부펀드에서 자금을 인출하기로 한 이유다.

노르웨이는 석유와 천연가스 매출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가 마이너스권에 진입하는 등 폭락하면서 노르웨이 경제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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