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중, ‘長考 끝 惡手’뒀나(?)

입력 2008-08-29 09:05 수정 2008-08-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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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업계 최고의 관심사는 단연 대우조선해양 매각이다.

인수 대금만 7∼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수 기업에 따라 재계 지각 변동이 발생하는 만큼 주요 볼거리로 등장했다.

물론 인수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그간 인수에 관심조차 없다고 줄곧 부인해 오던 현대중공업의 막판 등장이다.

그간 포스코·GS·한화 등의 CEO들은 대우조선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선 반면 현대중공업 민계식 부회장은 “관심조차 없다”고 부인해 왔다.

그랬던 현대중공업이 인수의향서(LOI) 접수 하루를 남겨두고 뒷배를 탄 것이다.

현대중공업 태도 변화에 대해 혹자는 “고도의 M&A전략으로 표면적으로는 관심없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는 치밀하게 준비해 마침내 인수에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른바 '聲東擊西'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에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관심없다’고 줄곧 부인해 온 CEO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은 언론에 거짓을 밝힌 꼴이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정부분 도덕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한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입지다.

몇 년을 착실히 준비한 3개 기업과 달리 하루 아침(?)에 태도를 바꿔 인수전 참여로 돌변했고, 설령 인수하더라도 현재 여권에 몸담은 이상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업결합과 독과점 시장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통과 결정이 나더라도 ‘특혜’에 대한 세간의 입을 어떻게 막을수 있으냐도 골치거리다.

이래 저래 현대중공업의 인수전 참여는 득 보다는 실이 많아 보이며 여기에다 CEO에 대한 불신마저 풍기는 볼썽 사나운 모습을 남기게 됐다.

이같은 희생을 감수하면서 까지 현대중공업이 인수전 참여라는 카드를 내 놓은 것은 ‘반드시 인수’보다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과 VLCC(원유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국내 조선업계 2위인 만큼 이에 대한 정보 수집 차원이라는 것.

여기에 일부는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가진 두산 그룹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라는 억측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입찰 주관사로 선정한 곳은 모건스탠리로, 대우조선해양 입찰 포기를 선언한 두산 그룹과 손발을 맞춰 온 만큼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등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과 관련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며 갖은 '억측'을 낳고 있다.

뚜껑을 열어 봐야 ‘인수’인지 ‘의도’인지 진정성을 알 수 있겠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현대중공업이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는 말이 생각나 씁씁한 뒷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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