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석이 국민연금 개편의 ‘키’를 잡으면서 국민연금 플러스가 정부 개편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를 내세워 기존 정부안에 ‘퇴짜’를 놓은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도 선택지가 많지 않다. 기존 정부안을 전면 수정하거나, 정부안 초안에 포함됐던 세 가지 방안에 더해 수용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방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플러스는 정부가 기존 정부안에 새로운 방안을 포함한다고 가정할 때 가장 유력한 방안 중 하나다. 퇴직연금 기여(8.3%) 중 3.0%포인트(P)를 국민연금으로 적립함으로써 보험료율 인상을 대체하고,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이다. 결과적으론 퇴직급여가 줄지만, 은퇴 후 국민연금 수급액이 는다. 매달 임금에서 떼이는 보험료 부담이 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보험료 수입보다 지출이 커져 기금이 적자로 전환되는 시점부터 보험료를 1~2%P 수준으로 소폭 인상해 연금 고갈 시점을 늦추고, 이후엔 부과방식(당해 보험료 수입으로 당해 연금 지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김 수석의 지론이다. 부과 방식으로 완전 전환 후 보험료 부담이 급상승할 우려가 있지만, 독일처럼 지출의 일부를 재정으로 충당하는 방식도 활용 가능하다.
특히 국민연금 플러스는 새로운 제도가 아니다. 1998년까지 사업장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비는 가입자 3%P, 사용자(고용주) 3%P, 퇴직금전환금 3%P였다. 그런데 1999년부터 부담비가 가입자 4.5%P, 사용자 4.5%P로 바뀌었다. 법에서도 퇴직금전환금이란 표현이 삭제됐다. 당시 입법에 참여했던 전문가들도 그 배경을 모를 만큼, 보험료 부담비 조정은 은밀하게 이뤄졌다.
김 수석이 퇴직연금 활용을 가능하다고 보는 것도 이 같은 전례가 있어서다. 여기에 김 수석은 그간 다층적 연금구조(국민·기초·퇴직·개인연금) 내실화를 주장해왔다.
관건은 복지부의 판단이다. 김 수석이 키를 쥐더라도 실무적으로 개편안을 만드는 건 주무부처인 복지부다. 복지부는 세대 간 부담 전가, 퇴직연금 활용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을 이유로 김 수석의 주장에 반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