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돌직구] 퇴근後 즐기는 인생 ‘2교시’…배우면서 소통하는 모임

입력 2018-04-30 10:19 수정 2018-05-0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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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퀄리티 입소문에 1월 스폿성 7개·정규 모임 16개서 내달 각 71개·31개 모임 급성장…기업과 협업 늘며 수익성 개선 전망…4분기 앱 출시 앞둬 실시간 소통 기대

▲직장인 취미 공유 플랫폼 ‘2교시’ 이훈석 대표, 박종은 대표, 지익준 COO(왼쪽부터)가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굿브라더스스페이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직장인 취미 공유 플랫폼 ‘2교시’ 이훈석 대표, 박종은 대표, 지익준 COO(왼쪽부터)가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굿브라더스스페이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워라밸(Work-life Balance), 저녁이 있는 삶. 직장인들의 로망이자 요즘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화두이기도 하다. 수직적이고 단조로운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수평적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길 원한다.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없다면 더 그렇다.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본능적으로 소모임 같은 오프라인 모임에 눈을 돌린다.

하지만 기대도 잠시 소모임에 가입하면 본래의 목적과 달리 퇴색하기 일쑤다. 불특정 다수가 특별한 제약 없이 모이다 보니 모임이 유흥이나 잡담 위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런 모임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한두 번 참석하고 모임에 나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자칫 와해되기 쉽고 단결력이 떨어지는 기존 소모임에 비해 확실한 차별 포인트를 갖고 있는 곳이 ‘2교시’다. 즐기는 건 맞지만, 즐기는 것 상위 개념으로 학습하는 것이 있다. 무언가를 배우는 데 초점이 맞춰 있다 보니 놀기 위한 모임들과 성격 자체가 다르다.

“무조건 노는 모임이 아니고 무언가를 배우고 얻어갈 수 있는 모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종은 2교시 대표는 배우면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소모임과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친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평소 하고 싶었던 주제를 선택하고 배울 수 있다.

실제로 2교시에 나와 있는 수업을 살펴보면 주제가 구체적이고, 배워 보고 싶은 주제들도 많다. 부동산 소액투자 길라잡이, 포커 배우기, 재즈와 함께하는 밤, 재테크, 오페라 같은 5월 스폿성 모임이 71개다. 3개월 코스의 정규 모임도 31개나 있다. ‘주류탐험, 치맥 말고 책맥’ 등이 그런 프로그램이다. 운영진에 의해 모임 주제와 모임장이 결정되면 소정의 가입비를 내고 선착순으로 누구나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2교시는 2013년 탄생한 ‘슬링’이라는 이름의 비공개 직장인 네트워크 모임에서 시작했다. 친구의 친구들이 모여 30명으로 시작한 슬링은 3년 만에 회원수가 5000명까지 늘었다. 슬링을 바탕으로 오늘의 2교시가 탄생했다. 슬링의 목적이 오로지 ‘펀(fun)’에 집중됐다면 2교시는 직장인들의 취미 생활이 핵심이다. 박 대표는 “슬링 1세대가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먹고 놀기보다 자기 계발과 지식, 배움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2교시가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스폿성 모임을 통해 검증받은 모임에 한해 정규 모임으로 재편된다. 슬링에서 2교시로 본격 출범한 올해 1월만 해도 그룹 모임은 16개, 스폿성 모임은 7개밖에 없었는데 4개월 만에 빠르게 확장했다”며 “4개월간 누적 참가자들이 3000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2교시는 그 흔한 애플리케이션도 아직 없다. 오로지 입소문으로 성장했다.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운영이다.

취지가 좋을지라도 간혹 불성실한 강사나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한 대책도 마련돼 있다. 최고의 퀄리티를 제공하겠다는 2교시 운영진의 고집을 엿볼 수 있다.

이훈석 공동 대표는 “모임을 관리하기 위해 스폿 모임에 지원한 모임장(강의자) 서류는 물론, 실제로 오프라인으로 보고 모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 파악한다”며 “이 과정에서 강의 콘텐츠도 함께 확인한다”고 말했다.

스폿 모임에서 구성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모임장은 그룹 모임으로 이동해 3개월간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모임장뿐만 아니라 모임에 참여한 구성원들에 대한 사후 관리도 꼼꼼하게 이뤄진다. 이 대표는 “옐로카드 제도를 통해 불성실한 구성원들에 대해 경고를 하는데 이 카드를 3번을 받으면 모임에 참가할 수 없다”며 “한 사람 때문에 모임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2교시 핵심 운영진인 지익준 총괄은 모든 스폿 모임과 그룹 모임 구성원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한다. 모임이 끝난 후 모임장에 대한 평가 점수는 일주일 이내로 올라간다. 불만도 직접 듣는다.

스폿 모임의 회비는 성격에 따라 1만~3만 원까지 책정된다. 그룹 모임의 경우는 회비가 비교적 유연하다. 특히 오페라, 요리, 위스키 같은 특수한 주제에 한해 금액이 올라갈 수 있다.

이 대표는 “주류 모임의 경우 위스키 같은 술을 구비해야 하기 때문에 3개월 동안 수업료 8만 원 외에 주류비 11만 원을 내야 한다”며 “매번 10번씩 총 3회 모임에 최대 30병의 위스키를 맛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은 2교시를 운영진과 강사가 일정한 비율로 나눈다. 아직 사업 초기인 만큼 수익이 발생하진 않고 있지만 기업들과의 협업이 늘면서 조만간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과 함께 협업해 운영하는 모임을 늘리고 있다. ‘2교시 투어’라는 해외여행 모임은 여행사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골프, 증권, 주류 체험 등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

2교시는 올해 4분기에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앱이 없어서 사용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아 불편한 점이 있다”며 “개발을 진행 중이며, 앱이 출시되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더 능동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서만 운영 중인 2교시 모임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서울뿐만 아니라 광주, 대구, 부산, 나아가서는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2교시 모임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는 큰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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