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發 '잇템' "명품 공기 팝니다"...국내선 산소캔 판매 ↑ㆍ中선 청정공기 호텔 광고

입력 2018-03-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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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박 모(34ㆍ여)씨는 지난 주말 포근한 날씨에 봄나들이를 계획했지만, 창문 밖 뿌연 하늘을 보고 외출을 포기했다. 박 씨는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꺼리게 되는 게 사실”이라며 “마스크를 써도 안심할 수 없고, 꽃 구경하러 가느니 집에서 공기청정기를 틀고 있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 모(39ㆍ여)씨는 마스크를 최근 5만원어치 대량으로 구매했다. 남편과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해서다. 이 모씨는 “독감에 걸려도 착용하지 않던 마스크인데, 이제는 필수품이 됐다”며 “퇴근하면 마스크를 정리하고 세탁해서 말리는 일이 일상이 됐다”고 밝혔다.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가 최근 일주일간 전국을 뒤덮으면서 국민들의 생활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거리에는 마스크족이 늘어났으며,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제품으로 급부상했다. 또 봄나들이를 계획했다가 취소하는 분위기도 생겨났다. 미세먼지가 소비재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는가 하면 일상 생활의 많은 제품들이 미세먼지 대응으로 용도 변경도 잇따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해 국내 유통업체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G마켓에서는 최근 5일(23~27일)간 황사·독감 마스크 판매가 전주 대비 무려 2457%나 증가했으며 노스크(코 삼입 마스크)는 808% 늘었다. 공기청정기는 598%, 스타일러 130%, 차량용 공기청정기는 395% 각각 증가했다. 휴대용 산소캔 판매량도 191% 늘었으며, 미세먼지 측정기 등 미세먼지 관련 이색 상품도 등장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G마켓
▲사진제공=G마켓

반면 미세먼지로 외출을 꺼리는 탓에 놀이동산이나 국립공원 등을 찾는 발길은 줄고 있다. 같은 기간 G마켓의 놀이동산 티켓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 줄었고, 아쿠아리움은 20% 감소했다. 국내 호텔 예약률도 14%, 펜션 예약률은 13% 각각 줄었다.

한 테마마크 관계자는 “놀이동산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주말 하루 평균 2만5000여 명이 찾는데, 아직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지만 미세먼지가 지속하면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아웃렛 등 유통업체들은 29일부터 순차적으로 봄맞이 정기세일에 들어갔지만 미세먼지로 인해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매출에 영향을 받을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미세먼지가 소비를 악화시킨다는 것은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7월 ‘미세먼지가 국내 소매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하면 대형 소매점 판매가 2%포인트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유이선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세먼지의 증가가 건강 악화 등의 보건 효과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세먼지를 더 이상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 집단적이고 시스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의 근원지인 중국에서도 깨끗한 공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면서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럭셔리 호텔이 ‘실내 공기’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는가 하면 공기청정기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달 초 상하이에 문을 연 ‘코디스 상하이 훙차오(Cordis Shanghai Hongqiao)’ 호텔은 차별화 포인트로 깨끗한 실내 공기를 강조하고 있다. 코디스호텔에 들어오는 모든 공기는 두 단계의 여과 과정을 거친다. 실내 공기를 측정하는 모니터는 396개 객실 모두에 설치돼 있고, 객실 TV 스크린에는 미세먼지 지수를 항상 표시하게 돼 있다. 객실 내부의 공기 질은 외부 공기 질보다 평균 10배가량 좋다고 호텔 측은 선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중국에서 팔린 공기청정기는 310만 대였으며, 금액상으로는 69억 위안(약 1조171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750만 대, 165억 위안으로 4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졌다.

공기청정기처럼 앞으로 중국에서는 공기 질이 나빠지면서 혜택을 볼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환경 컨설팅 업체 퓨어리빙의 톰 왓슨 이사는 “2013~2014년에는 상하이와 베이징에 있는 학교 몇 군데의 의뢰를 받는 정도였다”며 “현재는 중국에 진출한 포춘 100대 기업 중 3분의 1가량이 우리 고객”이라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mj@ 이지민 기자 aaaa3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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