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중소형주까지 손 뻗는 외국인 단타

입력 2017-11-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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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부 차장

7월 이후 잠시 주춤하던 주식시장이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며 다시 한번 레벨업하는 분위기이다. 이번에도 지수 상승의 주역은 단연 외국인이다. 다만, 주가지수 상승의 주연을 맡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국내 증시의 장기적인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스럽다.

최근 국내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경기와 기업이익 등 거시적인 흐름을 보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 달러나 금리 상황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움직이는 단기 투자 자금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그 근거로 달러 움직임과 전 세계 주식시장의 움직임의 추이가 거의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달러는 지난해 8~9월까지 약세를 보이다 11월부터 강세로 돌아섰는데, 이 시기부터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동남아 등 대부분 국가의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였다. 언제든지 국내 요인이 아닌 외부 요인에 따라 한순간에 빠져나갈 수 있는 셈이다.

외국인이 단기 매매 형태의 투자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통상 중·장기적인 성격의 자금은 꾸준한 매수 이후 일정 가격 이전에는 매도·매수를 반복하는 회전율이 낮다. 그러나 최근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개별 종목 매매 형태를 보면 하루 이틀 내지는 하루 사이에도 매도·매수를 반복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외국인의 자금이 코스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이 역시 장기 투자가 아닌 단기 매매 형태를 보일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이는 드물다.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지수를 끌어올리면서, 국내 증시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매력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섣부른 판단을 한 개인투자자들이 자칫 뒤늦게 투자 행렬에 뛰어들 수도 있는 문제이다.

단기 외국인 투자자금은 이미 1200원대 이상에서 들어와 환차익은 물론 주가차익까지 보고 있다. 올 7~8월 1100원대에 한 차례 빠져나간 단기투자 자금은 이달 들어 원화 강세와 함께 다시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1100원대에 다시 들어오는 외국 단기 자금을 보며 원화가 달러당 1000원 초반까지 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한다. 과거 통계를 볼 때 국내에 들어오는 단기투자 자금은 환율에서 10%, 주식에서 10%를 목표로 들락날락했다.

수출 경쟁국인 일본은 강달러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약달러를 보이는 점도 걱정이다. 주가지수 고공행진에 심취해 있다가 어느 순간 수출 위주의 우리 기업들이 환차손(換差損)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한순간에 눈앞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내놓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 외국인의 단기성 투자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투자자에게 줄 ‘당근’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적극 추진하고 기관투자가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골고루 섞은 새 벤치마크지수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나서면 단기간 효과는 확실하다. 그러나 부작용 역시 확실하다는 것을 우리는 과거 수많은 사례를 통해 알고 있기도 하다. 특히 단기 투자 자금이 대거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시장 살리기는 자칫 하이에나들에게 더 많은 먹잇감을 주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동조화(同調化·커플링)를 보일 때 정부나 금융당국이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동조화 현상이 끝났을 때 오는 타격이 적고, 오히려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중·장기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주식시장이 진정한 한 단계 레벨업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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