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선주의’ 트럼프 치맛바람 악용하는 ‘주식회사 미국’

입력 2017-11-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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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ㆍ세탁기ㆍ청소기 등서 세이프가드 악용…미국 일자리 창출에 오히려 악영향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 세이프가드 등 보호무역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입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뉴멕시코 주의 한 가정집에 근로자들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블룸버그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 세이프가드 등 보호무역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입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뉴멕시코 주의 한 가정집에 근로자들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블룸버그

미국 기업들이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등에 업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태양광 전지와 세탁기, 청소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미국 기업들이 정부에 긴급수입제한 조치인 ‘세이프가드(Safeguard)’를 요청하고 있으나 자국 내에서도 이런 행태에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런 반발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이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결정이다. 연초 파산한 태양광 패널 업체인 수니바와 솔라월드는 한국과 중국 등의 수입산 제품에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미국 태양광산업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해야 한다고 청원했다.

ITC는 지난 9월 이들의 요청을 수용해 세이프가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날 수입산 태양광 전지와 패널 등에 대해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권고안을 도출했다.

ITC의 권고안은 이달 13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송부되며 트럼프는 내년 1월까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수니바 등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를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 미국 태양광 업계의 반응이다. 전력업체와 가정용 태양광 패널 설치업체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세이프가드 부과에 대한 반발이 일어났다. 관세가 부과돼 수입산 제품 가격이 높아지면 태양광 수요가 줄어들어 오히려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시장 경쟁력이 떨어져 파산한 일부 업체들을 고려하면 산업 전반에 더 큰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이프가드 적용을 고려 중인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은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카드를 꺼낸 데 이어 청소기에서도 적용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미국 공장이 들어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 주는 일자리 창출에 방해가 될 것이라며 일제히 월풀을 성토했다. 미국 소비자단체와 유통업계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없어 소비자 권리를 제한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 시어스는 월풀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횡포를 부린다며 월풀 브랜드 제품 퇴출을 선언했다. 100년간 이어졌던 제휴 관계를 끝낸 것이다. 월풀이 세이프가드를 신청했다고 해서 단순히 피해자의 위치에 선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세이프가드와 같은 규제가 공급망 전반에 걸쳐 가격을 올리게 돼 궁극적으로 미국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더 많은 비용 부담만 안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세이프가드와 관련한 업계 전반의 반응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의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호무역주의 명분에 따라 일부 기업의 비위를 맞춰주고 생색을 낼 것인지 미국 경제와 산업에 진정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도 산업계 전반에 걸친 이런 복잡한 문제로 인해 현재 어떤 무역정책을 펼쳐야 할지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ITC가 이날 결정한 태양광 부문 관세율은 업계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다는 평가다. 또 ITC는 관세율이 향후 4년에 걸쳐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밝혀 세이프가드 조치를 놓고 고민한 흔적을 보였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여름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자동차와 식품포장 등 금속을 수입하는 산업 종사들의 반발로 인해 아직 이를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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