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소프트랜딩 기어 업…내년부터 완만한 테이퍼링 시작

입력 2017-10-27 08:43 수정 2017-10-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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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완만한 양적완화 축소로 출구전략을 위한 연착륙을 시도한다. 유로존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목표보다 낮은 인플레이션에 ECB가 추진 속도를 고민하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갖고 내년부터 완만한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기준금리는 제로(0)금리를 유지한다.

ECB는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월 채권 매입 규모를 300억 유로(약 39조7482억 원)로 축소하기로 했다. 지금의 절반 수준이다. 2015년 3월부터 양적완화로 경기 부양을 시작한 ECB는 현재 매달 600억 달러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한 때는 한 달에 800억 유로의 채권을 사들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매입한 채권 규모는 2조 유로에 이른다.

이날 ECB는 양적완화 종료 시기를 못박지는 않았다. 내년 9월 이후에도 필요하다면 채권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되 상당 기간 완만한 테이퍼링을 하면서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의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년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매달 100억 달러를 삭감하며 테이퍼링을 한 것보다 훨씬 느린 속도라고 평가했다.

금리는 동결해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ECB는 결정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현행 -0.40%와 0.25%로 각각 동결한다. ECB는 양적완화 종료 후에도 한동안 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채권 매입을 중단하는 시점에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번 결정은 “테이퍼링이 아니며 규모를 재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적완화 종료를 위한 테이퍼링은 ECB 정책회의에서 언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로존이 올 들어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양적완화 축소나 종료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은 1.5%에 머물면서 ECB의 목표치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 회복세 둔화나 긴축발작을 우려한 드라기 총재가 테이퍼링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CB는 유로존의 물가 상승을 위해서도 통화 자극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유럽의 성장세가 유지되는 것에 기쁘다”면서도 “이는 중앙은행의 충분한 지원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것이 유럽 경제를 궤도로 진입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낮은 금리에 불만을 표했던 독일은 이번 양적완화 연장에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총재는 이달 초 워싱턴에서 “우리가 통화정책에서 계속 가속 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ECB의 테이퍼링 발표에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유럽 증시는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 가치가 하락했다. 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 현재 유로·달러는 1.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이 1.17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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