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이통사 통신비 인하 싸움에 뒷전으로 밀린 알뜰폰… 피해 ‘직격탄’

입력 2017-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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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망 도매대가 협상 2개월째 지연...7월 가입자수, 사업 출범후 사상 첫 순감소

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알뜰폰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 망 도매 대가 협상이 이미 두달 넘게 지지부진한 상태인 데다 2012년 출범 후 처음으로 가입자가 순감하면서 알뜰폰 사업자가 도산 위기에 처했다.

25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마무리 됐어야할 알뜰폰 망 도매 대가 책정이 지연되고 있다. 통상 정부는 매년 4월에서 6월 사이에 망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인 SK텔레콤과 협상을 통해 망 도매대가를 산정, 공표했다.

하지만 올해는 정부와 이통사가 통신비 인하와 관련해 내달부터 시행하는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안(20%→25%)에 정신을 빼앗기면서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이통사는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안 시행을 앞두고 소송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정부도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을 관철하기 위해 이통사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망 도매 대가 책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알뜰폰 사업자가 새로운 사업 구상을 하지 못하고 이는 곧 가입자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달 사업 시작 후 처음으로 순감했다. 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월별 번호이동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5만9256명이다. 반대로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는 6만3113명에 달하면서 알뜰폰 가입자가 3857명 감소했다. 2012년 하반기 알뜰폰 사업이 처음 시작된 이래 가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 이슈와 이통사의 알뜰폰 타겟영업으로 알뜰폰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도매대가 인하와 전파사용 감면이 하루 빨리 시행돼야 하고, 궁극적으로 중장기 정책 등 안정적인 알뜰폰 활성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뜰폰 업체들은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LTE 도매대가 조정 △도매대가 회선 기본료 폐지 △전파사용료 면제 △분리공시제 도입 △알뜰폰 사업자 지위 법제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LTE 도매대가는 현재 알뜰폰이 이통사에 지불하는 금액을 매출 대비 50%에서 25%로 낮추고, 도매대가 회선기본료 2000원도 폐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행 도매대가 제도도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는 SK텔레콤만 망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로 등록돼 알뜰폰 사업자가 망을 빌려달라고 요구하면 정부와 협의한 망 도매대가에 따라 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이를 거부할 수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이통 3사가 보유한 LTE 주파수 총량을 보면 알뜰폰 사업자에게 망을 임대해 줄 수 있는 능력은 비슷한데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만 의무화할 필요가 없다"며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KT 등도 망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로 추가해 알뜰폰 도매제공 역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 망의 알뜰폰 가입자는 266만 여 명(12개사), KT는 273만 여 명(20개사), LG유플러스는 45만 여 명(14개사)을 기록했다. 실제로 KT의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사업자 비중이 46.7%로 SK텔레콤(45.5%)를 앞선다.

한편, 올해 3월 700만 가입자를 돌파한 알뜰폰은 아직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CJ헬로비전 등 일부 알뜰폰 업체들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알뜰폰 사업 전체가 흑자를 낸 적은 아직까지 한 번도 없다. 지난해 알뜰폰의 매출은 8380억 원, 영업적자 317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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