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녹십자셀에 따르면 이 회사는 ‘툴젠’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면역억제 유전자 교정T세포’ 개발을 준비중이며, ‘CAR-T면역세포치료제’는 비임상시험, 1상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좀 더 암을 효율적으로 공격하는 세포와 효율적으로 면역세포를 움직이게 하는 방법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세포는 쉽게 말해 실제 인간 몸에 있는 항암세포를 억제·공격하는 세포를 말한다. CAR-T세포는 T세포를 암세포로 바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암을 치료하는 세포이자 암을 찾아가는 세포다. 녹십자셀과 툴젠의 연구는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CAR-T세포를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툴젠은 서울대 화학부 교수인 김진수 단장이 1999년 설립한 유전체교정 연구개발 사업을 하는 코넥스 기업이다. 김 단장은 1999~2003년, 2006~2009년 툴젠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는 설립일부터 현재까지 툴젠의 최대주주로 지난해 말 기준 지분 21.4%(124만3345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툴젠은 코스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김 단장은 최근 IBS 유전체교정연구팀을 이끌고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OHSU)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팀 등과 함께 인간 배아에서 비후성심근증의 원인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하는데 성공해 주목받았다. 인간 배아에서 유전성 난치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유전자가위로 교정하는 실험을 성공시킨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영국 런던 시간 2일 자)에 실렸다.
이 기술이 앞으로 실용화돼 실제 임상에 적용되면, 자녀가 유전성 질환을 앓지 않도록 인공수정 단계에서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게 된다. 유전자가위는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에서 원하는 부위를 마치 ‘가위’처럼 잘라 내고 붙이는 교정 기법을 뜻한다.
지난해에는 이재현 CJ 회장 등 범삼성가(家)의 유전병 ‘샤르코-마리-투스(CMT)’ 치료제 개발에 삼성 의료기관에 이어 CJ가 합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전자가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IBS의 이번 연구 성과는 김 단장을 연결고리로 향후 툴젠과의 협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툴젠의 기술력이 높아지게 되면, 녹십자셀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공동 연구개발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툴젠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IBS가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툴젠이 직접적으로 연구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향후 기술 협력·상용화 등이 추진된다면, 김진수 교수가 툴젠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있기도 하고, 국내에서 유전자가위를 연구하는 회사는 당사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는 (툴젠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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