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새 북극 항로 열렸다…문제는 ‘안전’

입력 2017-07-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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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초호화 유람선 ‘크리스탈 세레니티’는 8월부터 새로운 북서항로로 승객 1000명의 북극 관광을 책임지게 됐다. 지난해부터 이른바 ‘북극 관광’을 시작한 크리스탈 세레니티는 1년 새 북극의 얼음이 더 녹으면서 더 효율적으로 북극 항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남극 과학기지에 물자를 보급하는 선박인 ‘어니스트 섀클턴’이 캐나다 북극 군도 지역을 거쳐 알래스카에서 뉴욕에도 물류 보급을 할 수 있게 됐는데, 세레니티호가 이 항로를 그대로 따라갈 수 있게 된 것. 두 선박 모두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빙 덕에 새로운 항로가 열리면서 사업적 효율성을 키우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빙으로 인해 더 많은 물류 선박과 유람선이 북극 항로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해빙 덕에 북극에 선박 수와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로 인한 재해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빙으로 인한 새로운 항로를 이용할 경우 부대 비용과 안전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세레니티호가 관광 도중 갑자기 결빙 해역에서 얼음 사이에 갇히게 될 경우 에스코트 역할을 하던 섀클턴호도 갇히게 되며 이로 인한 부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물류 선박인 섀클턴이 얼음 사이에 갇히게 되면 선박에 탄 선원 600명의 생필품을 헬리콥터로 보급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새로운 항로에서 갑작스럽게 재해·재난이 발생하면 이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는 것도 문제다. 미국을 포함한 북극 지역의 국가들이 재해 발생 시 서로 공조하는 데 동의했으나 비상사태에 대비할 인프라는 거의 없다. 실제로 북극 지역 국가 중 쇄빙선을 보유한 나라는 많지 않다. 미국 해안경비대도 대형 쇄빙선은 2척밖에 없고 지난 40년간 새 쇄빙선을 들이지 못했다. 북극 해상 운송 물량이 적어서 쇄빙선의 필요성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헬리콥터도 많지 않은 데다 이를 통한 물류 보급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만약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사고 지역 인근에 있는 상업용 선박에 구조와 물품 공급을 대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며 구조는 수일이 걸리게 된다.

하지만 세레니티호를 운영하는 영국 크리스탈 크루즈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세레니티호의 북극 관광을 시작한 이 업체는 현재까지 단 1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이 회사의 에디 로드리게즈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과 그에 대한 준비”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크리스탈 세레니티의 안전성에 대체로 인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의 에이미 머튼 박사는 크리스탈 세레니티와 달리 안전에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선박들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곧 광범위한 수색과 구조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악의 경우 배가 부서지거나 가라앉은 사태까지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대부분 수천t의 연료가 바다로 유출되면서 심각한 해양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승객의 생명은 물론 자연에도 엄청난 위협이라는 이야기다. 2004년 말레이시아 벌크선 ‘셀렌당 에이유(M/V Selendang Ayu)’호가 미국 시애틀에서 중국으로 운항 중 알래스카 인근에서 초대형 파도를 만나 엔진 고장으로 좌초돼 선체가 두 동강 나면서 선적화물과 1000t이 넘는 연료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선원 6명이 사망했다.

추운 날씨에 1년 내내 눈이 녹지 않는 남극과 달리 북극은 겨울과 여름 계절의 변화가 있다. 겨울에는 바다 얼음이 북극해를 뒤덮지만 봄이 되면 이 얼음이 점차 녹고, 9월에 들어서면 얼음이 1년 중 가장 얇아진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에 따르면 1981년에서 2010년 사이 9월 기준 북극 얼음의 최소치는 10년마다 약 13%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양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북극에서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오는 2030년이나 2040년대에는 북극의 여름에는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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