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회의, 뒤에서 웃은 건 중국?

입력 2017-05-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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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회원국 정상들이 29일(현지시간) 필리핀 파사이시티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서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이 29일(현지시간) 필리핀 파사이시티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서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가 사실상 중국만 득을 본채 마무리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압력 속에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폐막한 지 하루 뒤에야 나오고, 일부 회원국이 회의 중 반발하는 등 논란만 불거진 채 회의가 마무리됐다.

아세안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124개 항에 달하는 장문의 정상회의 의장 성명을 발표했다. 정상회의가 끝난 지 하루 만의 발표였다. 해당 성명에는 “아세안과 중국 간의 협력 증진”이 강조되는 등 사실상 중국이 아세안 국가 정상으로부터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지지를 얻은 모양새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실제로 성명에는 “최근 남중국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관련해 일부 지도자들이 표명한 우려에 주목한다”며 “관련 당사국들이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자제력을 보이는 것은 물론, 상황을 악화할 수 있는 행동을 회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성명에는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이라는 국가명은 물론, 중국의 암초 매립과 군사기지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국제중재 판결 등 중국을 둘러싼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인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정상회담 끝나고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논의는 “쓸모없는 것(Useless)”라면서 실제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상회의에서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노골적으로 중국 편을 드는 바람에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일부 정상들이 반발하며 정상회의가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라우로 바하 전 필리핀 외교부 차관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외교적 가장 큰 승리는 중국이 차지했다”면서 “아세안은 중국의 그림자 아래에서 느끼고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바하 전 차관은 이어 “중국은 아세안 국가를 매우 성공적인 외교적 입장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부분 사람들은 필리핀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필리핀의 입장을 좀 더 확실히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연간 5조 달러 규모의 무역이 이뤄지고 있는 남중국해 패권을 쥐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반발하고 있으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는 미국이 이들 국가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을 놓고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으로 치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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