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아뿔싸. 12시 출근인데, 5분 지각이다. 이제부터 25분 일하는 건, 임금에서 받을 수 없다.
사례2: 손님이 갑자기 몰렸다. 어쩔 수 없이 25분을 더 일했는데 급한 상황은 마무리 됐으니, 사장이 퇴근하란다. 5분만 더 일하면 30분을 채우는데…
전국 아르바이트생들을 울린다는, 호환 마마만큼이나 무서운 ‘임금꺾기’다. ‘임금꺾기’란 근로시간을 15분 또는 30분 단위로 계산해 초과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꼼수다. 지난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한 이랜드 임금체불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 바로 ‘임금꺾기’다.
‘임금꺾기’의 친구로는 ‘시간꺾기’와 ‘퇴직금꺾기’가 있다.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주인이 빠른 퇴근을 요구하는 게 ‘시간꺾기’, 퇴직금을 아끼기 위해 사업주가 10개월·11개월 단위로만 계약을 체결하는 게 ‘퇴직금꺾기’다. 이 모든 게 아르바이트생을 소모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비롯된다.
알바 현장의 ‘3대 적폐’로 알려진 ‘꺾기’들이 극장가에도 만연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내 영화 상영관 점유율의 90%를 차지하는 3대 영화관 10곳 중 9곳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초과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이른바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대 영화상영업체인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영화관 48곳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44곳(91.7%)에서 금품 위반(연장근로수당·주휴수당 등 미지급)이 적발됐다고 22일 밝혔다. 미지급 대상만 9978명(3억6400만원)에 달한다.
고용부는 이에 시정지시를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했다. 가장 많은 과태료를 부과한 곳은 메가박스다. 980만원을 토해냈다. CGV가 560만원, 롯데시네마가 2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 메가박스 “과태료의 상당 부분은 위탁점”
극장의 사정을 조금 더 살펴보자. 먼저 가장 큰 과태료 부과를 명령받은 메가박스. 메가박스는 ‘임금꺾기’ ‘시간꺾기’ ‘퇴직금 꺾기’ 등 3개 부분에서 모두 경고를 받은 경우다. 무엇보다 메가박스는 3사 중 유일하게 알바생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하청업체를 통해 고용한 사실이 밝혀서 공분을 샀다. 이에 메가박스 측은 비즈엔터에 “해당 문제를 보완 중에 있다. 직영점에 근무 중인 하청근로자 1500명이 간접 고용형태로 돼 있는데, 이들을 7월부터 직접 고용으로 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3사 중 가장 큰 과태료를 지급한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였는데, 메가박스 측은 “직영점에서 걸린 건 과태료가 30만 원 정도다. 나머지는 모두 위탁점에서 걸린 셈이다. 직영점과 달리,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위탁점은 본사의 손길을 덜 뻗는 경향이 있다. 본사 차원에서 위탁점에 대한 관리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롯데시네마 “‘10개월’ 단위 꼼수 계약?”
롯데시네마 역시 위탁점을 언급했다. 롯데시네마 측은 “위탁의 경우 가이드는 본사에서 줘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과태료의 상당부분이 위탁점에서 기인함을 시사했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이하 알바노조)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알바 임금꺾기 사업장 롯데시네마의 사과와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면서 해당 일과 관련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퇴직금을 안 주려고 ‘10개월’로 끊어 계약을 하는 꼼수를 부린다는 볼멘소리에 대해서는 “그런 시선들이 많아서, 작년 11월부터 무기계약으로 돌렸다”며 “우리가 관리를 잘 해 왔다고는 할 수 없지만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부분들을 바꿔 가는 중이다. 12개월 이상 근무한 알바생에게는 퇴직금이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시네마가 1만명 가량의 전·현직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초과 급여 2억원 가량을 지급한다는 계획도 시웠다. 관계자는 “차감 지급된 부분을 계산해 보니 2원 억 정도가 나왔다. 1인당 약 2만원 꼴이다. 이 부분도 조속이 지급 예정”이라고 말했다.
CGV “처우 개선 노력해 왔는데, 다소 아쉬워”
CCG의 경우, 이번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대하 다소 아쉬운 마음이 있다. CGV 측은 “우리의 경우 2013년 7월부터 단시간근로자(미소지기)를 전원 ‘무기근로계약’으로 전환했다. 퇴직금을 안 주려는 꼼수 따윈 없었다고 보면 된다. 2015년 4월에 업계 최초로 ‘분 단위’ 시급 제도도 도입했다. 기존 시급체계를 좀 더 미소지기에게 유리한 형태로 개선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CGV 미소지기들 중에는 슈퍼바이저로 넘어가는 케이스도 많다. 나름 극장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처우를 개선하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고용구조 등의 노력은 다 빠져버리고 금액만 지적하니까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노동부에도 어필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초가 수당 지급이 안 돼 경고를 받은 것이 사실. 이에 “우리가 카드로 출퇴근을 체크한다. 그걸 기준으로 시급을 계산하는데,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못한 불찰이다. 가령 아르바이트생이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5분-10분 늦게 퇴근 체크를 한다. 그 초가 시간이 경고를 먹은 경우”라며 보다 공정한 관리를 약속했다.
CGV는 금년중 청년알바생 100명을 풀타임 관리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