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세계 무역질서 재편...중국에 글로벌 무역 주도권 쥐어준 트럼프

입력 2017-01-24 08:33 수정 2017-01-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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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결정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의 다자 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수순에 돌입함에 따라 세계 무역질서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글로벌 무역 주도권을 쥐기 위해 별개의 무역 구상을 추진 중인 중국에 최대의 호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TPP 탈퇴와 나프타 재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유세전에서도 공공연하게 밝혀온 일인 만큼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공수표로 그칠 줄 알았던 일이 현실이 되자 관련국들은 비상이다. TPP와 나프타 등 같은 경제블록 국가들 간 긴박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정권과 함께 TPP에 공을 들여온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미국이 빠진 TPP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불투명해진 TPP의 앞날에 우려를 표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TPP 협정이 가진 전략적 경제적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며 미일 정상회담 일정을 서둘러 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같은 TPP 참가국인 베트남이나 호주 등은 미국이 없이도 TPP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아베 총리는 23일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나프타 진영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 재협상을 선언하면서 당사국인 멕시코와 캐나다 정상은 전화로 현안을 논의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2일 전화 통화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미국을 더한 3자간 자유무역 및 투자 촉진을 강조하고, 북미의 경제 통합을 계속 추진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 참모진 시무식에 참석해, 캐나다 멕시코 정상과 곧 만날 것이라면서 3국이 맺은 나프타 재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나프타는 미국 의회 비준 24년 만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에 나프타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실패한 무역협정이라고 비난하면서 재협상하거나 폐기하겠다고 공언해왔다.

CNN머니는 “트럼프의 TPP 탈퇴 결정은 (미국과 세계 무역 주도권을 다퉈온) 중국에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23일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중국은 자유무역을 종식시키려는 포퓰리스트 세력에 대항해 세계화를 지켜낼 것”이라며 자유무역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했다.

외교관계협의회의 에드워드 알덴 수석 연구원은 CNN머니에 “트럼프가 왜 나프타를 재협상하려고 하는지, TPP를 포기하려는 지 당혹스럽다”며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거대 자유무역 구상에서 탈퇴를 결정한 건 스스로 중국에 막대한 영향력을 부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중국은 자체 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를 추진하며 세계를 향해 문을 활짝 열었다. 여기에는 TPP 참가국인 일본과 호주 등도 포함돼있다. CNN머니는 RCEP가 성공을 거두면 중국은 앞으로 더 큰 자유무역지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위치에 놓일 것으로 예견했다. 이미 아시아에서 필리핀 같은 나라들이 중국과 손을 잡았고, 남미 국가들에게도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다만 세계 무역질서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해지면 그만큼 우려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무역을 지배하는 규칙과 국제 표준을 점차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작년에 “우리는 중국이 세계 경제의 규칙을 만들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외국 기업을 희생하면서 자국 기업을 보호하거나 거대 시장인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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