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금류 살처분 3000만 마리 넘어…정부, 계란수입 갈팡질팡

입력 2017-01-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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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살처분 규모가 3000만 마리를 넘어갔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사상 최단기 최대 피해다. 해마다 전혀 예비가 안 된 채 미봉책과 오락가락 대처로 일관하는 정부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커진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0시 누적기준 가금류 살처분 규모는 3033만 마리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중순 전남에서 처음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 한 달 반 만이다. 이는 재작년 미국에서 6개월간 5000만 마리를 매몰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역대 최고 속도다.

알을 낳는 산란계 몰살로 계란 가격이 폭등하자 정부는 계란과 계란가공품의 관세율을 0%로 낮추는 할당관세 규정을 이날 오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했다. 할당관세는 국내가격 안정과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일정물량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이번 할당관세 시행으로 8~30%의 관세를 부담하던 신선란, 계란액, 계란가루 등 8개 품목(총 9만8000톤)이 4일부터 무관세 수입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할당관세를 6월 30일까지 적용하고, 추후 시장의 수급동향을 감안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가 뒤늦게 계란 수입 지원에 나섰지만, 이 역시 상황에 떠밀린 고육지책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할당관세를 적용해도 물류비가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지고, 수입에 오랜 시간이 소요돼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방역과 수급 대책을 이끌어야 할 김재수 농림부 장관은 갈팡질팡한 언사로 피해 농가들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농림부가 지난달 23일 계란과 가공품 수입방안을 발표한 지 일주일 뒤 김 장관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능하면 계란 수입을 하지 않으려는 입장”이라고 번복한 바 있다. 그리고 또 일주일이 지난 이날 정부는 계란 수입 이행조치를 발표하며 이를 다시 뒤집었다.

대한양계협회 오세을 회장은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농가들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계란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수습 차원에서 수입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농가를 더 어렵게 만드는 처사다. 비행기는 운송비가 많이 들고 배는 20일 이상 기간이 소요돼, 세금만 낭비하고 경제성이나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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