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강공에 항공방위산업체들이 꼬리를 내리고 있다. 보잉의 데니스 뮐렌버그 최고경영자(CEO)와 록히드마틴의 매릴린 휴슨 CEO가 21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비판한 자사 프로젝트와 관련해 가격을 낮출 것을 약속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이들 두 CEO와 잇따라 면담했다.
뮐렌버그 보잉 CEO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의 새 버전 비용을 40억 달러(약 4조7820억 원) 밑으로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작업하고 있으며 정부와 협력해 그렇게 되도록 할 것을 약속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보잉이 에어포스원 가격을 대폭 줄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보잉에 이어 록히드마틴의 휴슨 CEO와도 바로 면담했다. 이 자리에 군 고위급 장교들이 배석한 가운데 트럼프는 “F-35 전투기 비용이 통제 불능”이라고 최근 트윗에 언급한 비판을 되풀이했다. 그는 면담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비용을 낮추려 한다”며 “특히 F-35는 너무 비싸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춤과 같다”며 “우리는 비용을 낮춰 해당 프로젝트를 아름답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슨 CEO는 회담 후 특별한 언급 없이 자리를 떠났지만 이후 이메일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건설적인 회의를 가졌다. F-35의 중요성을 논의하고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비용절감 노력을 설명할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한다”며 “F-35는 미국 안보에 핵심적인 프로그램이며 나는 미군과 우리의 동맹국에 적절한 가격에 이 전투기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에어포스원의 기반이 되는 보잉 747-8 기종 가격은 2억2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통령 보호와 통신보안 등을 위해 각종 첨단장비가 부착되면서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다.
또 F-35는 스텔스와 다용도 기능이 적용되면서 개발이 지연되고 비용이 폭등해 미군의 골칫거리가 됐다. 지난 14년간 F-35 개발을 추진하면서 1조4000억 달러의 개발비가 들었다. 미국은 3790억 달러의 예산을 들여 총 2457대를 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