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아베노믹스…“프리미엄프라이데이 도입? 탁상공론의 극치” 도입 전부터 거센 반발

입력 2016-10-19 08:49 수정 2016-10-1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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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재계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일본판 블랙프라이데이’가 도입하기도 전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게이단렌 등 경제단체들은 18일 실무회의를 열고 내년 2월 말부터 매월 또는 격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로 지정하고 이날은 각 정부 기관과 기업의 퇴근 시간을 평소보다 3시간가량 앞당기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평소보다 일찍 퇴근시켜 소비를 늘려보자는 것이다.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 형식으로 민간에 도입한 뒤 이를 공직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영국의 박싱데이, 한국의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착안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단순한 할인행사가 아닌 고가의 상품판매나 주말여행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600조 엔(약 6505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일본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2년 집권부터 대규모 양적 완화를 비롯한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일본 경제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본 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8월 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해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2분기 GDP 성장률은 0.2%에 그쳤다.

그러나 내수진작을 위한 일본 정부의 고육지책에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강제적인 업무 방식 변경은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영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는 “특히 월말은 은행이나 기업들이 결산작업을 하느라 바쁜 시기이기 때문에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월말 금요일에 일찍 퇴근한 여파로 다른 날 잔업만 늘어날 뿐이고, 쇼핑에 쓸 금전적인 여유도 없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결국 정부가 만든 장치들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때 기업들이 매주 수요일을 ‘노 잔업 데이’로 만들어 정시퇴근을 장려했으나 이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한 전문가는 “관료와 재계가 월급쟁이의 생활 실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증거”라며 “아베 정권은 마이크로 관리로 더 이상 세금을 낭비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게이오대학 가네코 마사루 경제학부 교수는 “이름만 그럴 듯 하고 효과는 없는 이상한 정책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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