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9·11소송법’오바마 거부권 기각…대선 레이스 변수되나

입력 2016-09-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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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9·11 소송법’에 대해 행사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기각했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상원 표결에서 찬성 97대 반대1, 하원에서는 348대 77의 압도적인 표차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이 기각됐다. 야당인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까지 거부권 기각에 동참한 것이다. 이날 의회 표결 후 오바마 대통령은 CNN방송에 “이번 결정은 (의회의) 실수”라고 비판했다.

9·11 소송법의 정식 명칭은 ‘테러 행위의 지원국에 맞서는 정의(Justice Against Sponsors of Terrorism Act)’로 9·11테러는 물론 미 본토를 겨냥한 테러 희생자 유가족이나 피해자가 테러의 책임 있는 국가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국외 주둔 미군 등을 위험에 빠뜨리는 등 미국의 이익을 해친다”면서 5월 상원과 지난 9일 하원이 각각 만장일치로 통과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사우디와의 외교 마찰은 물론 다른 국가에서도 미국을 상대로 유사한 법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하지만 이날 미국 의회가 오바마 대통령이 행사한 거부권을 기각하면서 해당 법안은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 없이 입법화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이 의회에서 기각된 것은 그가 집권한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9·11테러 희생자 유가족은 테러자금 지원설 등 9·11 테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의회의 결정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는 것은 물론 대선 레이스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상·하원 모두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기각한 것은 오는 11월 8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의회 선거 표심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뉴욕과 미네소타, 플로리다 주 등 지역에서 잇달아 테러가 발생하면서 이 지역은 물론 미국 전역에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한 공포감이 커졌다.

조니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상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기각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표결은 상원이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한 이래 가장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의원들은 오늘 행동에 대해 자신의 양심과 지역구민들에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미국의회의 결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초 계획했던 첫 해외채권 발행이 연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사우디는 해외채권 발생 시기나 규모를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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