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28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비공식 회동이 예정돼 있지만, 헤지펀드들이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베팅을 오히려 대폭 줄였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주 진행되는 산유국 회동에서도 감축이나 동결 등 원유 공급 조절에 대한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진 것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 원유에 대한 각각 선물·옵션 계약의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일주일새 1억500만 배럴 어치가 감소했다. 주간 감소분으로는 2014년 7월 이후 최대치다. 그만큼 원유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이번 산유국 회동에 대한 비관론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애덤 롱슨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현실적인 합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지난주에 사라졌다”면서 “앞서 진행된 초기 논의도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났고 여기에 일부 산유국들이 이번 비공식 협의가 산유량에 대한 회의 결과를 도출하는 자리가 아닌 공식 회동을 준비하는 기회에 그친다고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브렌트유 가격은 산유량 동결 합의 도출 실패에 대한 우려로 4% 추락했다.
OPEC의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면 일일 산유량을 최대 100만 배럴 감산하는 방안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그간 사우디가 압도적인 산유량을 유지해 OPEC 내외 산유국을 압박해왔던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입장 변화다. 사우디는 현재 7월과 8월 평균 생산량 수준에서 산유국들이 산유량을 동결하는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를 제외한 전체 산유국의 생산량의 4%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란은 산유량을 서방 경제 제재가 내려지기 이전인 2011년 수준인 400만 배럴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란의 일일 산유량은 360만 배럴인 것으로 추정된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국영 매체인 샤나통신에 “이번 회의는 단지 자문회의이며 여기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그게 전부”라며 “(이번 회의에서) OPEC이 논의한 내용은 오는 11월 오스트리아 빈 총회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