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이 발생한 경주 양산단층 인근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내진 성능 강화 진행률이 전남 영광 한진원전 등에 비해 크게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칫 강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이 때문에 특별 자구책을 통해 서둘러 내진성능 강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제출받은 자료 ‘국내 원전별 주요 안전계통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 현황’에 따르면 양산단층 인근이나 동해안 주변에 자리 잡은 부산 기장의 고리 원전, 경북 경주 월성원전, 경북 울진 한울원전의 내진 설계 진행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내진성능 강화 대상은 안정정지유지 필수계통과 보조공통부문으로 원자로 반응도 제어, 원자로 냉각재 압력ㆍ재고량 제어, 잔열 제거 등에 대한 기기다. 전체 원전 24기 중 전남 영광에 자리 잡은 한빛 원전 1~6호기와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의 내진성능 강화 작업은 마친 상태다.
하지만 고리 3, 4호기는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이 0%로 조사됐고 신고리 1, 2호기는 9%, 고리 2호기는 35%밖에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성원전도 2~4호기 진행률이 0%였고 신월성 1, 2호기의 진행률도 9%였다.
한울원전 3,4호기의 진행률은 20%, 5~6호기는 0%로 나타났다.
김정훈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수원이 내진성능 강화를 위한 자료를 프랑스에 요청했으나 28년 전 자료라 대부분 없다는 답을 받았다”며 “한수원은 한울원전 1, 2호기에 대한 주요 안전계통 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28년간 산업 운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울원전 1, 2호기에 대한 특별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수원은 “내진성능평가 결과 보상대상 기기가 상대적으로 많아 자재 구매와 공사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며 “외국산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 데 조달 방법과 품질서류 검증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