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의 실적악화, 무리한 해외진출이 원인… 직영점주 폭행치사 사건 공개사과도 없어

입력 2016-06-13 14:51 수정 2016-06-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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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1조원대의 대형 식품기업 풀무원을 이끌고 있는 남승우 대표이사 총괄사장이 잇따른 갑질 논란과 실적악화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이 실적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제품 가격인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가했다는 논란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불거진 지입차주와의 갈등, 최근 계열사 직원들이 직영 점주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갖은 악재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남 사장의 리더십은 물론 '바른 먹거리'를 강조해온 기업 이미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은 올 1분기 매출액이 4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13억원보다 6.6% 늘어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억13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기록한 33억2900만원에 비해 70%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22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억50000만원보다 손실이 늘었다. 1분기 기준 자산은 9751억3486만원으로, 부채 6511억577만원, 자본 3240억2909만원이다. 부채비율이 200.9%로, 부채가 자본보다 2배 많다.

풀무원의 이같은 경영부실은 해외법인의 눈덩이 적자가 문제였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에 진출한 후 2004년 콩 가공업체 '와일드우드 내추럴푸드'를, 2009년 식품업체 '몬터레이 고메이 푸드'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풀무원 미국법인은 2012년 140억원, 2013년 311억원, 2014년 173억원, 2015년 249억원 등 4년간 9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철저한 준비 없이 무리하게 진출한 해외법인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서도 풀무원은 고배당 정책을 유지, 회사 지분 57.33%를 보유한 남 사장에게 올해 초 22억2700만원을 배당해 논란을 빚었다. 통상적으로 실적이 악화되면 배당을 줄이더라도 회사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남 사장은 오히려 수십억원의 배당을 챙겨간 것이다. 이에 대해 풀무원 측은 "주주가치 제고차원에서 충분한 배당이 필요하다는 소액주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두부와 계란 가격을 각각 평균 6.4%, 3.9% 인상, 해외손실을 가격인상으로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풀무원은 가격 인상 당시 국산 대두 가격 및 응고제 등 원재료 인상을 이유로 들었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두부 원료가 되는 백태 가격은 오히려 40.8%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관리를 잘못해서 실적이 나빠지자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4일 풀무원 계열사 풀무원건강생활의 팀장과 대리가 말다툼 끝에 본사 직영 지점장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 팀장과 대리는 지난 8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이와 관련해 풀무원 측은 아직 사과 발표 등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풀무원 측 관계자는 "회사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며 말을 아꼈다.

실적 악화로 지난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했던 풀무원식품의 상장도 기약을 할 수 없게 됐다. IPO 주관사와 회사 측 모두 "지난해 5월 이후 중단된 상태로 현재로서는 진행 상황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 사장은 국내 식품시장의 저성장 위기를 해외진출로 타계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공격적인 해외시장 확장 계획이 오히려 적자 폭을 키우며 국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무리한 투자와 수차례의 시행착오가 풀무원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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