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투데이] 미 대선 열풍에도 TPP 불씨남아

입력 2016-04-15 16:5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태풍이 몰아치면 바다의 적조현상이 없어지듯 미국 대통령 선거 열풍 덕분에 골치 아픈 현안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12개국이 타결한 세계최대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TPP) 건이다. TPP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렵사리 이루어낸 최대의 업적으로 의회 통과 절차를 남겨 놓고 있으나 이 협정에 가입할 기회를 놓친 우리로서는 큰 골칫거리다. 이 협정이 시행되면 일본 등과 무역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둘러 가입을 추진하다보면 협상이 불리해지게 되고 비준과 시행에도 많이 난관이 예상되고 있는 현안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번 미국 대선과정에서 보호무역 공약이 쏟아져 나오면서 TPP가 빛도 보지 못한 채 사라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현재 경합중인 5명의 대선 후보 가운데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프 후보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그리고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자로 TPP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했지만 TPP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자 입장을 바꾸었다. 유일하게 공화당의 존 케이식 주지사가 TPP를 지지하지만 당선 가능성은 아주 낮다. 그러니 차기 정부에서 TPP가 시행될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우리 통상관계자들도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안심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미 의회가 TPP 시행입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TPP 신봉자라 이 3인방이 힘을 합치면 금년 중 의회 통과가 불가능하지 않다.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PP 안건이 대통령 선거 이전에는 상정하기 어렵지만 금년말까지는 상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행정부도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스턴 소재 유명 신발메이커인 뉴발란스가 TPP에 반대할 조짐을 보이자 군대 납품을 받아주는 조건을 내세워 무마할 정도로 다각적인 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TPP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미국 재계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미국제조업자협회(NAM), 미국상업회의소, 전미농민협회(American Farm Bureau) 등 경제단체들이 발 벗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중 통과시키지 못하면 재협상을 해야 하고 여기에다 의회비준을 다시 받으려면 최소 3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이들이 D 데이로 잡고 있는 시기는 대통령 선거(11월 8일)가 끝난 후 다음 의회 출범(1월 20일) 전까지의 ‘레임덕 회기’ 기간 중이다.

TPP를 반대하는 의원들의 경계가 허술한 틈을 타서 시행입법안을 밀어붙이자는 계산이다. 레임덕 회기 중에 부담스러운 미해결 현안을 처리하는 것은 연례행사다. 차기 대통령이나 의원 입장에서도 자신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골치 아픈 현안이 처리되면 책임을 면할 수 있으니 모르는 척 할 수 있다.

풀뿌리 보수진영과 티파티 등 자유무역협정 반대세력들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레이건 행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역임한 에드윈 미즈 3세와 베키 노턴 던롭 전 백악관 보좌관을 비롯한 보수파 지도자 70여명은 최근 라이언 하원의장과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에게 연대 서명한 서한을 보냈다. 레임덕 회기 기간에 TPP 입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내용의 서한이었다.

또 TPP 시행입법안을 밀어붙일 것에 대비해 크루즈 의원 등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필리버스터에 나서는 등 단계별 행동지침까지 마련해 놓았다. 통과시키려는 추진세력과 저지하는 반대세력간의 머리싸움과 힘겨루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종합] 나스닥, 엔비디아 질주에 사상 첫 1만7000선 돌파…다우 0.55%↓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대남전단 식별' 재난문자 발송…한밤중 대피 문의 속출
  • ‘사람약’ 히트 브랜드 반려동물약으로…‘댕루사·댕사돌’ 눈길
  • '기후동행카드' 150만장 팔렸는데..."가격 산정 근거 마련하라"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11:59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975,000
    • -0.15%
    • 이더리움
    • 5,320,000
    • -0.47%
    • 비트코인 캐시
    • 654,000
    • -1.58%
    • 리플
    • 729
    • -0.82%
    • 솔라나
    • 234,600
    • +0.3%
    • 에이다
    • 637
    • -0.93%
    • 이오스
    • 1,123
    • -2.01%
    • 트론
    • 154
    • -0.65%
    • 스텔라루멘
    • 149
    • -1.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350
    • +0.34%
    • 체인링크
    • 25,380
    • -0.08%
    • 샌드박스
    • 623
    • -1.4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