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추가 완화정책을 도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1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구로다 총재는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 강연에서 물가상승률 2%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마이너스(-) 금리 폭을 추가로 확대하고 추가 금융완화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현행 금융완화 정책에 대해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양적, 질적 차원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될 경우 추가 완화 정책을 도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부작용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듯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현대 중앙은행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책”이라며 “이를 통한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과 함께 실물 경제 부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일본 금융시장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OJ가 추가 부양책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국채 총발행액의) 60~70%는 아직 시장에 있다”면서 “발행 잔고 전부를 사는 것은 별개지만 현시점에서는 기술적인 한계에 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일본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모리 노부치카 일본 금융청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스와프파생상품협회(ISDA) 연례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일본의 은행들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의 지지자로 알려진 모리 금융청장관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부작용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그는 “여러 나라에서 특히 일본에서 저금리가 자리를 잡았고 수익률 곡선은 평탄해졌다”면서 “이런 환경에서는 은행들이 가격 경쟁과 규모의 장점을 활용해 리스크와 수익, 자본 사이의 균형을 취하기가 더욱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