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전방위 개입 나선 당국, 한은 FX포워드 순매수 3년2개월만 최저

외환보유액도 동반 감소, 현선물 동시 개입한 듯

한국은행 FX포워드 순매수 포지션 규모가 넉달연속 하락해 3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속되자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보유액이 동반 감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IMF, 한국은행)

8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은의 올 2월 FX포워드 순매수포지션 규모는 전월대비 35억825만달러 감소한 433억4375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12월 378억8100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또 지난해 10월 540억5587만달러 이후 넉달연속 하락한 것이다. 1월에도 48억2880만달러가 줄어 지난해 8월(69억1200만달러 감소) 이후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었다.

만기물별로도 모두 감소했다. 잔존 1개월이내는 전월대비 13억5742만달러 감소한 134억4148만달러를 기록했다. 잔존 1~3개월 구간도 전달보다 10억5830만달러 줄어든 81억147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2012년 9월 77억1800만달러 이후 3년5개월만에 최저치다. 잔존 3개월에서 1년사이 또한 10억9244만달러 축소된 217억8756만달러를 나타냈다.

2월 월평균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15.68원 상승한 1217.35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9월 1219.15원 이후 6년5개월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10월 1148.18원 이후 넉달째 오름세 가파르다.

통상 FX포워드 순매수 포지션이 늘었다는 것은 선물환 매입을 했다는 의미로 스왑시장에서 셀앤바이(sell & buy), 현물환시장에서 바이 포지션을 취하게 된다. 결국 이같은 포지션은 원/달러 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 또 이를 달리 해석하면 현물환시장에서 매수개입을 하고 이를 스왑을 통해 헤지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포워드 개입에 해당한다. FX포워드 순매수 포지션을 줄였다는 것은 그 반대 의미다.

(한국은행)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던 지난 2월19일에는 기획재정부와 한은이 공동으로 공식 개입에 나서기도 했었다. 2월 한은 외환보유액이 15억3521만8000달러나 급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내리 넉달째 감소했다. 결국 원/달러 급등을 저지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현선물 시장할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개입에 나선 셈이다.

다만 올 3월엔 원/달러 환율이 29.14원이나 급락함에 따라 FX포워드 순매수 포지션 감소도 멈출 개연성이 높아졌다. 실제 3월 외환보유액은 40억8177만7000달러 급증해 2015년 4월 71억5182만2000달러 증가 이후 11개월만에 가장 큰폭으로 늘었다. 외환당국이 환율급락을 저지하기 위해 반대포지션을 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스왑시장에서 이전에 비해 포지션을 크게 늘릴 이유가 없었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코멘트할만한 내용이 없다”고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