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늘어나는 좀비기업, 대책 없는 금융당국

입력 2016-03-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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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샛별 금융시장부 기자

좀비(Zombie)는 부활한 시체를 의미하는 단어로, 이미 죽은 자가 ‘기적’이나 ‘마술’에 의해 몸을 일으키는 것을 일컫는다. 좀비는 일반사람의 신체를 물어뜯고, 좀비에게 공격당한 일반인은 좀비로 변하게 된다.

이는 좀비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이 같은 모습은 산업 환경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영업 활동을 통해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면서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을 좀비기업이라 부른다. 좀비기업은 이미 죽은 기업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기적’ 같은 금융지원 덕에 겨우 살아나 일반 기업의 영업환경까지 좀 먹는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인 2만7995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은 2014년 10.6%로, 10곳 중 1곳 수준이다.

이 같은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한 금융위원회는 9일 브리핑을 열고 고강도 기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기준에 완전자본잠식, 취약업종 등을 추가하는 등 평가 대상을 확대하고 평가 방식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외침은 처음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매년 ‘예년보다 강화된 기업 구조조정’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금융당국은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추가로 진행하면서 취약업종 기업과 워치리스트 기업까지 평가 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지금, 기업 구조조정 환경은 크게 변한 게 없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19개 기업 중 구조조정에 돌입한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좀비기업은 여전히 창궐하고 있고,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은 계속해서 높아져 채권단의 부실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단순히 평가 대상을 확대하고, 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건 극약 처방이 될 수 없다.

좀비를 처단하기 위해서는 빠른 결단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에는 좀비기업에 주저 없이 칼을 휘두르고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예년과는 달라진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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