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3월 인하가 대세로 떠올랐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대표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하성근 금통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에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또 통화정책방향(통방)에서 드러난 한은 경기판단도 매우 부정적이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기존 전망(View)을 동결로 가졌던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급히 인하로 변경했고, 인하론자들도 인하시점을 3월로 앞당기는 모습이었다.
통방과 최근의 경제동향 자료에서는 전달보다 부정적 경기전망을 했다. 대내경제에서는 내수회복 약화와 수출부진 심화, 심리 부진이란 용어가 등장했다. 대외경제에서는 미국과 유로존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과 금융안정 등을 강조하며 매파적인 견해를 쏟아냈다. 다수 의견을 전달한다고도 밝히며 하 위원 소수의견을 희석시키려는 듯한 노력을 이어갔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금리인하의 가장 강력한 신호인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총재 발언에서 금리인하의 확증을 찾기 어려웠다”며 “3월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현재 시장금리가 앞서 가기보다는 적응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부분의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지표부진과 불안한 대외경제상황에 따라 통화완화는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라 봤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 경기판단이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한은 총재가 인하 기대효과는 불투명한 반면 부작용은 쉽게 예견된다고 강조한 것도 인하 필요성이 커진 것은 인정하지만 최적의 인하 시점이 언제인가를 고민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밝혔다.
기존 동결론자였던 문홍철 동부증권, 박혁수 대신증권,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도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와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전망, 성장 하방 리스크 등을 고려해 인하로 전망을 변경했다. 문 애널은 상반기 중 한차례 인하로, 박 애널은 1분기말(3월) 내지 2분기(4~6월) 1~2차례 인하로, 신 애널은 3~4월 한차례 인하로 각각 전망을 수정했다.
금융시장도 소수의견 출현에 즉각 반응했다. 16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5.3bp(1bp=0.01%포인트) 하락한 1.431%를 보이며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도 8.5원 급등한 121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일 1219.3원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시장딜러는 “금리인하가 결정되기 전까지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