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규의 적시타] 이제는 정부정책에 맞서도 될 때?

입력 2015-10-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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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규 사회경제부 차장

증시 격언에 ‘정부 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말이 있다. 주식시장이 수년간 상승세를 탄 배경에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거나 거꾸로 생각해 낭패를 보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이 말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에서도 통했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박근혜 정부는 DTI니, LTV니 하는 모든 규제를 풀어버렸다.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정부의 독려에 비싼 전세에 지친 일부 사람들은 은행 빚을 안고 자기 집을 마련했다. 시중의 초저금리는 불쏘시개 역할까지 했다. 어쨌든 이 격언을 믿고 남들보다 조금 빨리 결단한 사람들이라면 최근의 집값 오름세에 취해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끝까지 전세를 살겠다고 버티다가 이제서야 집을 사려고 뒷북치는 사람들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도 있긴 하지만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선 꼭 이럴 경우 탈이 난다. 지금 놓쳤다간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지름신’을 강림케 한다.

지금 아파트 값이 꼭지인지 눌림목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에 따라 이제는 ‘정부의 정책에 맞서야 하는 시기’일 수도 있다. 특히 부산이나 대구 등 지방 수요자들은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산대 주택도시연구소는 26일 올 들어 9월까지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 8만6221건 가운데 분양권 거래가 3만636건으로 전체 거래 건수의 35.7%에 달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11.9%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아파트 청약시장에서도 부산의 경우 평균 청약 경쟁률이 76.4 대 1로 서울지역(11.7 대 1)과 비교가 안 됐다. 이런 수치는 내 집을 사려는 목적보다는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린 투기적 수요가 높을 때 나타난다. 안타깝지만 막차를 타고 분양권을 산 사람들의 경우 입주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웃돈이 떨어지거나 아파트 값이 낮아져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많다.

지난 주말 아파트 신규분양 모델하우스에 30만명의 방문객이 몰렸다고 한다. 전세난에 지친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대거 발품을 팔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라면 향후 금리인상의 리스크를 안더라도 큰 문제가 안 된다. 입주 시점인 2017∼2018년에 아파트 값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내 집이 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

문제는 단기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주택 매수자 입장에서는 구매 조건이 중요한데, 상환 능력이 없는데도 단기 수익을 위해 베팅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다시 말하지만 아직 집값 상승 여력이 더 남았는지, 아니며 둔화 가능성이 높은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예측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향후 추세를 물어봐도 아직까지 속시원하게 대답해준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심리적으로 쫓겨 매수에 나서지는 말자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추격 매수했다가 제대로 이익을 얻은 적이 있는가? 없다면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마음을 다스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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