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최근 전문식당 층에 홍대·강남 등 핫플레이스의 유명 맛집을 입점시키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맛집 유치가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과 경쟁하기 위한 백화점들의 생존전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2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 5월 전면 리뉴얼한 9층 전문식당 층의 매출이 지난 17일까지(5월 1일~9월 17일) 전년 동기간 대비 58.0% 신장했다. 홍대에서 짬뽕으로 유명한 ‘초마’, 동양식 스테이크 전문점 ‘후쿠오카 함바그’, 가로수길 프리미엄 떡볶이 ‘빌라 드 스파이시’ 등이 입점했다는 소식에 맛집 애호가들이 몰려들어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리뉴얼 작업 후 조사한 결과 식당가 전체 고객수의 절반 이상이 신규고객으로 파악됐다”며 “최근 백화점 식품관을 ‘푸드마켓’으로 이름 짓고 별도의 쇼핑백과 유니폼 등 브랜딩 작업에도 나섰다”고 알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판교점을 오픈하며 축구장 2배 크기의 식품관을 선보였다. 이탈리, 매그놀리아, 조앤더주스 등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식품점을 유치하면서 오픈부터 입소문을 탔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매그놀리아는 오픈 2주 만에 매출 2억4000만원을 돌파했고, 한 달에 최소 6억원가량 예상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식품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식품 개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 식품관 신장률은 11.2%으로 전체 신장률 3%와 비교해 3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18일 대전 타임월드점 리뉴얼 작업을 통해 11층에 청담동, 홍대, 이태원 등의 맛집 19곳을 대거 입점시켰다. 최현석 셰프의 ‘엘본그랑카페’, 삼청동 대표 중식당 ‘청’ 등 충정권에서 맛보기 힘든 유명 레스토랑을 선보여 고객 유치에 나선 것이다.
백화점 업계에선 맛집 유치가 타 유통과 차별화하는 동시에 복합 문화쇼핑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쇼핑, 해외직구 등 대안 쇼핑 채널이 발달하면서 백화점들이 고객의 발길을 매장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직접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식품관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