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연준 vs. IMF, 은발 여걸들의 전쟁…최종 승자는?

입력 2015-09-1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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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왼쪽) 미국 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워싱턴/신화뉴시스
▲재닛 옐런(왼쪽) 미국 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워싱턴/신화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이례적인 대립 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놓고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두 기관 사이에서 신경전이 펼쳐지는 것이지요.

사실 IMF는 세계은행(WB)과 더불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브레턴우즈 체제의 양대축이기 때문에 미국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 IMF는 연준의 금리인상을 대놓고 반대하고 있지요. 신흥국 증시와 통화 가치 폭락 등 세계 경제를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 IMF의 반대 논리입니다.

그러나 연준은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금리인상을 미룰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산버블이 형성돼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를 다시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06년이 마지막입니다. 또 현재의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된 것도 무려 7년이나 됩니다.

공교롭게도 양쪽에 대립각을 세우는 두 수장 모두 은발의 여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지요.

공격 포문을 연 것은 라가르드 총재입니다. 올 들어 벌써 여러차례 금리인상 연기를 촉구했습니다. 최근에는 “연준이 아예 금리를 올리지 않아야 한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연준이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에 대한 옐런 의장의 반응은 한 마디로 ‘불쾌함’입니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왜 IMF가 참견하느냐 하는 것이지요. 옐런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이나 7월 의회 청문회 발언 등에서 IMF의 금리인상 자제 권고에 대해 중앙은행은 자기 나라 경제임무를 달성하느냐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한다고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옐런 의장은 연내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남아있는 FOMC 기간인 9월과 10월, 12월 중 언제 금리를 인상하는가 하는 것이지요.

사실 연준은 옐런 이전 시절에도 종종 국제 금융기구나 다른 나라의 요청을 무시하고 독자 노선을 걸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가장 최근은 옐런 전임자인 벤 버냉키가 지난 2013년 5월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면서 신흥국 ‘긴축발작’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또 앨런 그린스펀도 1994년 전격적으로 금리를 올려 그 해 멕시코 외환위기나 수년 뒤 아시아 외환위기를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옐런 의장이 라가르드 총재의 말을 들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9월 FOMC가 끝나는 17일(현지시간)에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과연 두 여걸의 전쟁에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요? 그 승패는 아마도 수년 후에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린스펀이 재임 중에 최고의 연준 의장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퇴임 이후에는 금융위기로 명성이 빠르게 퇴색한 것처럼요.

필자는 그래도 라가르드보다는 옐런이 이기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연준 통화정책의 실패는 종종 세계 경제에 재앙을 불러 일으켰으니까요. 옐런, 그리고 연준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해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이 최선의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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