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 수출주도 성장모델 한계...‘글로벌 큰 손’ G2 경제구조 변화로 전략전환 불가피

입력 2015-06-2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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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모델로 성장을 구가해온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중국 등 세계 경제 구조 변화를 배경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태국 등의 정책 당국은 2000년대와 같은 수출의 급성장은 회복할 수 없다고 보고 새로운 경제 모델을 모색 중이라고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주요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레드 뉴먼 HSBC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소비자가 10년 전에 비해 훨씬 절약형으로 바뀌는 등 세계 경제에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세계 무역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먼에 따르면 아시아의 대미 수출은 올해 증가하는 한편 미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은 소프트웨어 개발 투자와 셰일오일 시추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로 인해 제조업 서플라이 체인이 축소되면서 수출 의존도 높은 국가의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태국중앙은행의 파이분 키티스리칸완 부총재는 지난주 “세계 무역의 패턴이 바뀌었다”며 “선진국의 경기 회복은 불규칙해 예전만큼의 수입 수요를 창출하고 있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최경환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 업계에 대해, 대상을 중국의 제조업이 아닌 내수로 전환하는 ‘전략의 전환’을 호소했다. 인도네시아의 라흐맛 고벨 통상장관은 자국 제품의 서양 시장으로의 수출 경로를 더 개척하겠다고 표명했다.

올들어 동남아에서 일본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의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약 5% 감소했다. 인도네시아의 석탄, 말레이시아의 팜 오일, 싱가포르의 의약품, 한국의 자동차 등 주력 상품의 수출이 일제히 부진을 보였다.

HSBC의 뉴먼은 수출 수요와 PMI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출 부진의 원인을 아시아의 구정과 미국의 혹한 등 일시적 요인에서 찾는 전문가도 있지만 이번에는 정상적인 사이클에 따른 둔화와는 다르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의 수출 산업은 어떠한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 강력한 성장세를 회복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강하다는 것.

뉴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예도 들었다. 그에 따르면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폭발적인 서플라이 체인 통합과 글로벌 경제의 무역 창출로 이어졌다. 중국이 제조업 중심으로 부상하고 씀씀이가 큰 서방의 소비자에게 제품을 수출하게 되면서 중국의 공장은 고도의 제품을 사들이는 큰 고객이 됐고 서플라이 체인도 아시아 일대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현재 서플라이 체인 확대가 멈췄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부품을 직접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아시아의 수출 역시 타격을 입었다. 현재 중국과 같은 규모의 시장이 등장해 비틀거리는 수출 산업을 구해줄 가망은 보이지 않는다. 세계 무역 자유화의 속도는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협상는 목적지를 잃고 있는 것 같다. WTO의 새로운 다자간 무역 협상(도하 라운드)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경제 성장률이 1% 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수입은 2% 포인트 늘어났지만 현재는 거의 1대 1의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뉴먼은 지적했다.

태국중앙은행은 자국의 수출이 3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분 부총재는 “과거와 같은 정도로 수출에 계속 의존할 수 있는지 여부는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6일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주요 선진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수출 비중이 10%대인데 비해 한국은 43%정도”라면서 “수출의존도가 크다보니 수출 부진이 우리 전체 경기에 영향을 주는 정도가 훨씬 클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제모델은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 균형모델로 변해야 글로벌 경기둔화나 환율 변동과 같은 부담도 덜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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