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쇼크] ②‘과유불급’…미·일, ‘강달러·엔저’ 파티는 끝났다?

입력 2015-06-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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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추가 부양책 펼치지 않을 것 신호 보낸 것”…엔저·강달러 수혜봤던 기업들도 부담 느껴

▲일본 도쿄 고엔지 쇼핑지구 전경. 블룸버그

미국과 일본의 금융 당국이 지나치게 과도했던 ‘강달러·엔저’ 추세에 제동을 걸 조짐을 보여 향방이 주목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깜짝 발언으로 BOJ가 연내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에 잠재적인 장애물이 생겼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BOJ의 추가 부양책 전망은 그동안 엔저를 뒷받침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구로다 총재는 전날 “엔화 가치가 매우 낮은 상태이며 더 떨어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구로다 총재가 지난 2013년 4월 이후 실시하고 있던 유례없는 양적완화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통신은 풀이했다.

시라카와 히로미치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현재 이들의 초점은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전략에서 보다 지속적이고 견실한 통화정책으로 이행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이들은 시장이 놀라 엔화 가치를 더 떨어뜨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일각에서도 엔화 실질실효환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하락하자 그만큼 떨어졌으면 충분하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미 최근 수주간 일본 경제부처 장관들이 엔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우려하는 경고를 여러 차례 내놨다.

미국 입장에서도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려는 지금 달러 강세의 지속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이달 들어 연준이 금리인상을 내년으로 미루라고 요구한 주요 이유 중의 하나도 강달러였다.

특히 그동안 엔저와 강달러로 수혜를 봤던 기업들이 환율의 과도한 움직임에 압박이 커진 것도 구로다가 깜짝 발언을 터뜨린 주이유로 풀이된다.

아직 일본 물가상승률은 BOJ 목표 2%에 크게 못 미치지지만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추가 부양책을 실시했다가는 엔저가 가속화해 일본 수입업체와 중소기업들이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구로다는 이날부터 13일까지 일본 중부 나가노를 방문해 현지 기업 지도자들과 경제문제를 논의한다. 나가노는 그동안 엔저로 이득을 봤던 제조업 수출 허브가 몰려있는 지역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다케우치 아쓰시 일본경제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구로다는 엔저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올라 일본이 강한 소비지출을 필요로 하는 이 시기 가계에 타격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로다는 여전히 엔저가 일본 경제에 좋다는 견해를 갖고 있으나 너무 갑작스런 움직임은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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