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시계명가, IT와 콜라보 “시대의 흐름 거역할 수 없다”

입력 2015-04-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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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ㆍ프레드릭 콘스탄트 등 잇따라 구글ㆍ인텔 등 실리콘밸리 맞손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인 ‘바젤월드 2015’에는 주연보다 조연이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전통시계 업체들이 선보인 스마트워치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계 시장의 상황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고, 한편으론 클래식 시계의 위기론에 더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스마트워치를 내놓으며 시계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이에 전통시계 업체들은 IT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스마트워치를 내놓으며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155년 전통의 스위스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는 IT업체인 구글, 인텔과 손잡고 기계식 스마트워치를 연내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태그호이어ㆍ인텔ㆍ구글은 각각 출시될 시계의 기계식 메커니즘,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웨어’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예정이다. 장 클로드 비버 태그호이어 최고경영자(CEO)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선보일 것”이라며 차별성을 바탕으로 스마트워치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준명품 시계 브랜드인 프레드릭 콘스탄트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연동되는 ‘스위스 오를로지컬 스마트워치’를 소개했다. 회사는 실리콘밸리 IT기업인 풀파워 테크놀로지를 기술 파트너로 영입, 전통적 스위스 시계에 최첨단 기술을 결합했다.

스와치그룹은 근거리통신(NFC)을 이용한 전자결제와 호텔룸 열쇠 등이 탑재된 스마트워치와 스마트 기능이 담긴 터치 시계를 출시할 계획이다. 스와치그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마트워치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지만, 방향을 급선회했다. 이 밖에 독일의 몽블랑, 일본 카시오도 손목시계형 웨어러블기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처럼 전통 시계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스마트워치 출시 계획을 발표한 것은 애플워치가 1000만원대가 넘는 럭셔리 시계 시장을 겨냥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마트워치가 100만원 전후의 전자제품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는 경우 기존 전통 시계업체들은 별 영향이 없다. 그러나 럭셔리 시장까지 침범하려는 조짐이 감지되자 결국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

애플의 애플워치 가격은 349달러에서 1만7000달러(약 1904만원)에 달한다. 고가 라인인 ‘애플워치 에디션’은 바로 명품 시계 시장을 정조준한 제품이다.

결국 전통 시계업체는 IT업체와 협업하며 방어에 나섰다. IT업체는 시계 디자인과 전통시계의 브랜드 이미지가 필요하고, 시계업체들은 IT 기술이 필요한 상황. 반면, IT업체들은 전통 시계 브랜드와 디자인을 원한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기업 간에는 더 활발한 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전통 시계업체가 자사의 페이스 디자인을 IT업체에 넘기고, IT업체들은 스마트워치 앱마켓을 통해 이를 다운로드 형태로 판매해 수익을 나누는 비즈니스까지 거론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협업은 준명품 및 중가 시계 브랜드에서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보이며, 로렉스 이상의 고가 브랜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워치의 등장은 전통 시계업체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시계산업에서 큰 변화를 가져다주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브먼트(기계식)가 아닌 쿼츠를 탑재한 세이코의 아스트론(1969년 출시), 최초의 전자시계인 해밀턴 펄사(1972년 출시)의 등장으로 전통 시계업체가 타격을 받은 이후 가장 큰 도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쿼츠 아스트론은 당시 도요타의 소형 자동차 코롤라 한 대 가격과 같은 45만 엔에 달하는 고가였다. 그럼에도 한 달 누적 오차 5초 미만이라는 경이적인 정확성 덕분에 인기를 끌었다. 해밀턴이 만든 펄사는 사상 최초의 디지털 시계로 잘 알려졌다. 007 시리즈인 ‘죽느냐 사느냐’에서 제임스 본드가 착용하며 더 사랑받았다. 하지만 펄사 브랜드는 세이코에 인수됐고, 이들 사건은 시계산업의 무게중심을 스위스에서 일본으로 넘기는 계기가 됐다.

손목시계형 단말기 시장 규모는 2018년 1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스마트워치의 시작은 애플, 삼성, LG 등의 IT업체가 주도하겠지만, 최종 승자는 기존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우아한 디자인에 IT 기능을 접목시킨 전통 시계업계의 제품이 더 경쟁력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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