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미생'에 빠졌다! 왜?

입력 2014-12-0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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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미생’에 빠졌다. 2012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인터넷 포털 다음을 통해 연재된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 누적 조회 수가 10억 뷰를 기록했다. 연재가 끝난 지 1년이 지났건만 조회 건수가 증가하고 댓글이 달리는 등 관심은 현재진행형이다. 2012년 9월 1권을 시작으로 2013년 9권으로 완간된 만화책 ‘미생’은 지난 10~11월 두 달 사이 100만 부가 팔리는 등 판매량이 200만 부를 돌파하는 경이적 성과를 냈다. 불황인 출판시장에서 올해 첫 밀리언셀러다. 지난 10월 17일 첫 방송한 드라마 tvN ‘미생’은 케이블 방송임에도 시청률 6%대를 기록했다. 11월 17~23일 일주일간 VOD 매출액이 3억원에 달하는 등 ‘미생’ VOD판매액만 15억원에 이른다. ‘미생’ 캐릭터 관련 상품도 매출이 상승세다.

요즘 ‘미생’을 보거나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2014년 한해 대중문화의 하나의 사건이자 키워드는 단연 ‘미생’이라고 입을 모은다. 왜 ‘미생’ 신드롬일까. 우선 원작의 대중성과 인기 그리고 드라마화의 성공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미생’은 바둑이 전부였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입단이 좌절된 뒤 우여곡절 끝에 인턴을 거쳐 비정규직으로 종합상사에 입사해 전개하는 직장생활을 중심으로 직장인의 팍팍한 삶과 생활 그리고 그들의 애환을 농밀하고 현실감 있게 바둑에 빗대어 잘 그려내고 있다.

‘미생’ 신드롬의 가장 큰 원동력은 웹툰과 드라마가 창출한 공감의 힘이다. “고민 끝에 무수한 샐러리맨의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마치 핀셋으로 끄집어내듯 보여주자고 마음먹었다”는 윤태호 작가의 말과 “‘미생’을 직장에 대한 다큐멘터리 같은 작품, 원작의 리얼리티를 잘 살리고 직장인의 실제를 통한 애환을 드러낼 수 있는 다큐 드라마 같은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드라마 ‘미생’의 김원석 PD의 각오가 수많은 직장인의 동일시를 이끌어냈다. ‘미생’은 생존 전쟁터로 변한 직장에서 밟고 밟히며 고단하고 팍팍한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 정규직에 차별받는 비정규직, 계약직, 인턴들, 사내 정치와 실세에 밀려 실력은 뒷전이고 인사에서 물먹는 회사원들, 뛰어난 업무 실력에도 여성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유리벽에 차단돼 버린 여성 직장인들, 육아와 가사 그리고 직장 일을 버텨내는 고단한 워킹맘의 모습은 어느 사이 네티즌과 시청자, 수많은 직장인의 모습으로 환치된다.

이내 “가슴이 먹먹하다” “눈물 난다” “안쓰러워 헛기침만 한다” “어! 나잖아” 등등 시청자와 직장인의 공감이 터져나온다. 직장인만 ‘미생’에 빠진 것이 아니다. 취업준비생, 알바생 등 이 땅의 을(乙)들, 즉 미생의 존재가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미생’은 고달픈 현실 속에서 각자의 의미와 목표를 향해 묵묵하게 생활하는 이 땅의 미생들의 삶을 다뤄 대중의 폭발적 신드롬으로 확산된 것이다.

‘미생’의 인기는 직장인의 고달픈 현실만 보여주는 데 멈추지 않고 삶의 가치와 방향 그리고 고단한 현실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는 것도 한몫한다. “길은 걸으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겐 자신만의 바둑이 있다”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은 없다”등의 대사에서 알 수 있듯 ‘미생’에는 우리 사회에서 바르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인정받고, 직장에서 실력 있고 사람 냄새 나는 사람이 대우받는 이상적 바람과 휴머니즘이 짙게 배어 있다. 이 때문에 시청자는 ‘미생’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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