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세계 지정학적 지형 바꿨다…승자는 G2

입력 2014-11-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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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ㆍ러시아 제재 등 눈치 안 봐…중국은 원유의 60% 수입하기 때문에 부담 덜어

▲유가 하락의 최종 승자는 미국과 중국이라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 주의 한 셰일시추전. 블룸버그

유가 하락이 세계의 지정학적 지형을 바꾸고 있다. 그 가운데 승자는 주요 2개국(G2, 미국ㆍ중국)이며 패자는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산유량이 늘면서 다른 서구 국가들과 함께 핵개발을 추진했던 이란에 압박을 가했다. 과거와 달리 중동에서의 원유 수입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

에드 모스 씨티그룹 상품 리서치 글로벌 대표는 “미국 셰일혁명이 낮은 유가라는 새 시대를 창출했다”며 “지금이 일부 지정학적 지형이 바뀌는 순간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1980년대 후반 유가 하락으로 구소련이 붕괴했다. 또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1990년 쿠웨이트를 침략하기로 한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는 다시 유가 하락의 낙진을 맞은 것 같으며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다른 산유국들도 타격을 입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강력한 제재에 시달리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유가 하락은 대재앙과 같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미국 전략정보 컨설팅업체 스트랫포의 레바 발라 부사장은 “석유는 지정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상품”이라며 “세계 경제를 움직이고 있으며 석유가 나오는 일부 국가는 매우 불안정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5개월간 30% 이상 하락해 현재 배럴당 75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산유량은 이달 첫 주에 하루 906만 배럴로 1983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니얼 예르긴 IHS 부회장은 “지난 10년간 석유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과 원유 수요였다”며 “이제는 미국의 놀라운 생산량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자신의 시장점유율을 미국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유가 하락을 방관하고 있다.

중국도 유가 하락 수혜를 톡톡히 볼 전망이다. 중국 샤먼대의 린보창 에너지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은 원유의 약 60%를 수입하기 때문에 또다른 승자”라며 “정부는 유가 하락에 따라 남는 자금을 국방과 환경보호 자금으로 돌리는 것보다 전략비축유 축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와의 각종 경제협력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러시아와 지난 5월 4000억 달러 규모의 가스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달에는 서부노선 가스공급에 합의하기도 했다.

린 소장은 “유가가 계속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하면 중국이 러시아에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여전히 에너지 분야에서의 수입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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