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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다] 기자의 마스크 구입기 "마트·편의점·약국 수십 곳 뒤졌다"

입력 2020-02-26 17:01 수정 2020-03-01 09:07

▲26일 찾은 한 약국의 매대에는 KF94 마스크를 찾을 수 없었다. 면 마스크도 동이 나 마스크 매대가 아예 비어 있는 약국이 상당수였다. (홍인석 기자 mystic@)
▲26일 찾은 한 약국의 매대에는 KF94 마스크를 찾을 수 없었다. 면 마스크도 동이 나 마스크 매대가 아예 비어 있는 약국이 상당수였다. (홍인석 기자 mystic@)

'진짜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울까? 약간 과장된 것은 아닐까?' 취재를 하기 전 생각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가 품절 사태라는데 막상 가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스크 대란'이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었다. 마스크가 떨어졌다는 말에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 편의점과 마트, 약국의 상인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기자는 26일 오전 서울에 있는 마트와 약국, 편의점 20여 곳을 돌아다녔다. 마스크 찾아 삼만리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롯데마트와 코스트코가 문을 열기도 전인 오전 9시. 매장 주변은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긴 줄을 보고 놀란 시민들 역시 다른 판매처로 바쁘게 발걸음을 향하는 모습이었다.

▲오전 9시께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롯데마트.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오전 9시께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롯데마트.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대형마트 "물량 없어요"…새벽 1시부터 줄 서야

대형마트는 들어가 보지도 못 하고 나왔다. 이미 살 수 있는 사람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코스트코 양평점은 이날 새벽 4시부터 선착순으로 번호표를 나눠줬다. 인근 주민인 김소형(45) 씨는 "새벽 5시에 왔는데 30번대를 받았다"라며 "오전 7시도 안 돼서 다 마감됐더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또 다른 시민은 "다른 곳은 새벽 1시부터 줄을 서야 겨우 살 수 있다"라고 거들었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오늘은 한 상자에 마스크 30개가 든 제품을 판다. 물량이 270박스뿐이라 한 명당 한 상자만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들어오는 수량이 매일 다르다. 가격은 1만7400원으로 같지만, 판매량이 달라서 매일 얼마나 팔 수 있을지 우리도 모른다"면서 "직원도 못 구해서 3일째 같은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근처 롯데마트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한 상자에 50개가 든 마스크를 25명에게만 판다는 공지가 붙었다. 마트가 개장하기도 전에 25명이 넘는 사람이 줄을 섰다. 한 시민은 "아침 8시 30분부터 왔다. 아마도 지금 줄 선 사람은 못 살 거 같다"면서 기자에게 다른 곳을 가보라고 말했다. 결국 대형마트에서 마스크 구매는 실패했다.

▲상당수 편의점과 약국은 아예 '마스크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상당수 편의점과 약국은 아예 '마스크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홍인석 기자 mystic@)

◇편의점과 약국 "재입고 시점? 우리도 몰라요"

편의점과 약국은 대형마트보다 수도 많고 접근성이 좋아 어렵지 않게 마스크를 살 것으로 생각했지만, 역시 착각이었다. 이곳에서도 마스크는 종적을 감췄다.

편의점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점주들은 "발주를 넣어도 들어오지 않는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영등포구의 한 CU 점주는 "화, 목, 토요일마다 마스크가 들어오는데 10개밖에 안 된다"라고 전했다. 기자가 "10상자 말씀하시는 거죠?"라고 되묻자 점주는 "아니, 10개!"라고 강조했다. 하루 들어오는 물량이 '마스크 10장'이란다.

동작구에 있는 한 GS25 점주는 화요일과 금요일마다 마스크가 들어오는데 크기별로 3~4장만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온종일 입이 아플 정도로 마스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발주를 많이 넣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 물량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근처의 다른 편의점주는 마스크가 떨어진 것은 며칠 됐고, 언제 들어올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약국은 마스크를 찾는 손님이 많아 응대에 지친 탓인지 아예 입구에 '마스크 없다'는 안내문을 건 곳이 많았다. 혹시 몰라 살펴보니 면 소재 마스크만 있을 뿐, KF94, KF80 등 마스크는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약사들은 하나같이 "매대에서 마스크가 사라진 지 꽤 됐다"고 설명했다. 한 약사는 들어오는 물량이 없다면서 "재입고 시점을 알 수 없다.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이르면 26일부터 하나로마트와 우체국쇼핑몰에서 마스크를 팔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마스크를 찾을 수 없었다. (출처=우체국쇼핑몰 캡처)
▲정부가 이르면 26일부터 하나로마트와 우체국쇼핑몰에서 마스크를 팔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마스크를 찾을 수 없었다. (출처=우체국쇼핑몰 캡처)

◇수출 제한하고 하나로마트와 우체국에서 판다?…'또 헛걸음'

마지막 희망은 하나로마트였다. 마트나 편의점, 약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없자, 정부가 대안으로 내세운 곳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르면 26일부터 약국, 우체국, 농협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매일 공적 물량 약 500만 개를 풀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하나로마트를 찾았고, 우체국쇼핑몰에 접속했다. 이곳에서 오늘의 과업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렵게 찾은 하나로마트에서도 마스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동난 게 아니다. 물량 자체가 들어오지 않았다. 기자처럼 마스크를 찾으러 왔다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말에 돌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하나로마트 직원은 "파는 게 아니고 정부에서 팔라고 하는 것"이라며 "공급업체 선정도 안 돼서 언제부터 팔 수 있을지 우리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점의 직원 역시 "뉴스에는 나왔는데 물량이 들어오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실제 판매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우체국쇼핑몰은 접속 자체가 되지 않았다. 마스크가 풀린다는 소식에 많은 접속자가 몰린 탓이다. 공지에는 '이른 시일 내에 물량을 확보해 3월 초께 판매할 예정이며, 판매일자 등 정확한 일정이 정해지면 언론 보도,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우체국쇼핑몰에 사전 안내할 예정'이라는 글을 띄웠다.

▲약국과 대형마트, 편의점을 떠돌던 기자는 3시간만에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 10장의 가격은 무려 4만 원. (홍인석 기자 mystic@)
▲약국과 대형마트, 편의점을 떠돌던 기자는 3시간만에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 10장의 가격은 무려 4만 원. (홍인석 기자 mystic@)

◇불만 폭발한 시민들 "중국 수출제한? 이제서야?"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은 가격 폭리, 매장에서는 품절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KF94 마스크 10매를 4만~6만 원에 파는 일도 흔하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2만 원가량이면 마스크 15매를 살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가격이 크게 오른 셈이다.

특히, 정부의 소극적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날 만난 안형곤(33) 씨는 "정부가 마스크 중국 수출을 제한한다고 하는데, 왜 이제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안 씨는 "3월부터는 조금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만, 정부 대처가 느려 아침부터 마스크를 구하러 다니고, 웃돈 주고 사는 일이 착잡하다"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점심을 먹기 전, 마지막으로 약국 몇 곳을 돌아다니다 마침내 마스크를 발견했다. 3시간만의 성과였다.

문제는 가격. 한 장에 4000원, 5장을 묶어 파는 것이 2만 원이란다. 평소라면 800~1200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던 마스크가 4배 이상 오른 셈이다.

"뜯지 않아도 환불은 절대 안 돼요."

카드를 내밀자 매장 직원이 한 말이다. 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환급을 요청했나 보다. 이래 저래 씁쓸할 수밖에 없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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