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 회화.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단아한 구도, 적·녹·청색을 주조로 한 화려한 색채의 조화, 물 흐르는 듯 유려하고,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선묘(線描). 고려불화 이야기다. 지금이야 이러한 찬사와 미학적인 평가가 상식이지만, 고려불화가 한국 미술의 특별한 존재로 그 뛰어난 예술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지는 40년이 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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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은 어느 삶의 현장보다 돈의 위세가 드센 곳이다. 그런 미술시장을 빗대어 “서화 골동이 권력에 미소 짓고 돈에 꼬리 친다”는 세간의 말이 조금은 거친 듯하지만 그 독설이 왠지 싫지가 않다. 미술과 자본처럼 가치관과 지향점이 다른 영역이 있을까마는 세속적인 손익에는 가차 없는 자본이 겉으로는 고상한 척 미술로 치장하고 우아한 미소를 짓는 것이나...
미술 활동에는 두 개의 중심축이 있다. 하나는 창작이고, 다른 하나는 수집하고 감상하는 컬렉션이다. 딱히 순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 제작을 제1의 창작, 컬렉션을 제2의 창작으로 부르기도 한다. 미술 활동이 창작에서 시작되고 컬렉션을 통해 완성된다고 하는 것도 내용인즉 같은 의미다.
그 속뜻을 경제 용어를 약간 섞어 풀어보면, “시장거래의 경제적인...
미술시장은 거래 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거래 비용이 과다하다. 또 불확실성이 크고 환금성은 낮다. 경제학적으로 대단히 비효율적인 시장이다. 그런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미술품은 활발히 거래되어 왔고, 최근에는 그 증가세가 일반 경제의 그것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왜 사람들은 그처럼 미술품을 선망하고 사들이는 것일까? 첫째, 미술품이 삶을 풍요롭게...
고미술품 거래는 대개 가게나 전시장, 옥션(경매)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간혹 은밀하게 거간(중개인)을 통하거나 직거래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편적인 거래 형태라고 볼 수는 없다. 또 그 성격이 현대미술과 유사하다 보니 거래 양상이나 시장의 작동 원리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한 가지 큰 차이는 현대미술이 화랑 전시를 통해 생존 작가들의 신작을 시장에...
고미술 시장의 주요 특징은 시장 정보의 취득이 쉽지 않을 뿐더러 그 정보마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비대칭적으로 보유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거래 비용이 과다해지고, 시장 실패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 중심에는 거래되는 고미술품의 진위(眞僞)와 가치 평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진위(眞僞)는 고미술품 거래의 핵심 정보다.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나라(奈良)는 왠지 친근함이 느껴지는 도시다. 같은 고도(古都)라도 산에 둘러싸여 분지를 이루고 있는 교토(京都)와는 달리 넓은 들의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있다. 백제의 고도 부여의 느낌이라 해야 할까? 그 옛날 도래인(渡來人)들이 이역만리 이곳에 정착할 때 고향 땅과 비슷한 곳을 찾아 새 삶터를 일구었기 때문일까?
반년 만에 다시 찾은 오월의 나라, 신록이...
우리 도자문화의 뿌리는 말할 것도 없이 원시시대의 토기다. 토기의 제작과 사용은 3세기 무렵 물레의 도입으로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는 가야와 삼국시대 중엽에 보편화되었고, 그 창작정신과 조형성은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로 계승·발전되었다는 것이 우리 도자사(陶瓷史)의 큰 흐름이다.
문화는 자생적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외부로부터의 영향이나 선진...
지금 나는 일본 오사카(大阪)에 와 있다. 동행도 없이 조그마한 비즈니스 호텔에서 이틀을 묵고 돌아가는 일정이다. 불현듯 생각날 때 이곳에 오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을 관람하고 더불어 이 미술관과 깊은 인연이 있는 한 한국인을 추억하기 위해서다.
동양도자미술관, 한국 도자기에 관심 있는 이라면 꼭 한 번은 가봐야 하는 성지와 같은 곳....
이번에 새로 선보인 견본주택은 친환경 모던 디자이너 김종호와 밀라노 전시 등을 통해 국내 디자인을 세계에 알린 김치호의 협업으로 이뤄졌고, 총 5개 평형으로 구성된 견본주택의 각 유니트는 곡선형 가구를 이용, 공간 확장감을 극대화했으며, 거실과 침실의 가변공간을 통해 멀티스페이스(multi-space)의 개념을 제시했다.
또한, 주방에는 주부들이 감동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