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샐러리맨의 신화’ 이제는 ‘해상王’을 꿈꾼다

입력 2006-09-04 09:36 수정 2006-09-0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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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회장, 쌍용重서 잇딴 M&A 재계 24위 그룹 일궈

강 회장-포스텍-지주사 STX로 연결된 지배기반도 ‘탄탄’

대한통운ㆍS-Oil 자사주 인수戰 참여 재계 지각변동 예고

2010년 매출 15조, 세계 5대 선사, 세계 5대 조선소 야심

STX그룹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01년 출범 이후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재계 24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온 STX그룹이 대한통운에 이어 최근에는 S-Oil 자사주(28.4%)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해운·조선·에너지 전문그룹인 STX그룹은 오는 2010년 ‘매출 15조원, 경상이익 1조원, 세계 5대 선사, 세계 5대 조선소, 3대 엔진메이커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해 놓고 있다.

그만큼 대한통운 및 S-Oil 자사주 인수전 참여는 출범한지 5년밖에 안된 젊은 그룹 STX의 미래 청사진을 실현시키기 위한 의미있는 행보다.

2010년 비전 달성을 향해 힘찬 돛을 올리고 있는 STX호.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 베테랑 선장 강덕수(56) 회장이 이끌고 있는 STX호가 또 한차례 재계구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쌍용重 인수 ‘샐러리맨의 신화’서 출발

STX그룹은 2000년대 들어 인수합병(M&A)로 주목을 끈 대표적 그룹이다. 그 중심에는 말단사원에서 시작해 중견그룹의 오너로 변신한 ‘샐러리맨의 신화’ 강덕수 회장이 있다.

STX그룹의 모태는 옛 쌍용중공업에서 이름을 바꿔 출발한 선박용 엔진업체 STX엔진이다. 지난 2000년 부실기업 쌍용중공업이 외국계 컨소시엄으로 넘어갈 당시 강덕수 최고재무관리자(CFO)가 대표이사(CEO)로 발탁됐다.

동대문상고를 졸업하고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시작했던 강 회장은 사장 재직 기간 중 받은 스톡옵션과 사재 20여억원을 투입해 쌍용중공업을 인수했다.

◆대동조선, 범양상선 잇딴 M&A로 급성장

월급쟁이에서 오너로 화려하게 거듭난 강 회장은 이후 더욱 과단성을 보였다. 지난 2001년 대동조선(현 STX조선)에 이어 2004년에는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인수, 선박용 엔진-조선-해운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강 회장은 STX그룹의 외형을 갖추는 데도 주력했다. 조선 기자재 업체인 STX엔파코와 엔진 업체인 STX중공업, 지주회사 격인 STX를 잇따라 설립해 그룹의 외형을 갖췄다. 지난해 2월에는 STX건설을 설립해 2002년 인수한 STX에너지(옛 산업단지관리공단)와 묶어 에너지ㆍ건설 사업부문을 출범시켰다.

STX그룹은 이를 통해 해운ㆍ물류, 조선ㆍ기계, 에너지ㆍ건설 등을 3대 핵심사업으로 하는 총자산 4조9000억원(4월1일 기준), 지난해 매출 6조4680억원, 순이익 3550억원의 재계 24위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STX 중심 지주회사 체제 구축

특히 STX그룹은 지주회사 중심의 지배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STX그룹이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지배기반이 쉽게 외풍(外風)에 흔들리지 않는 지주회사 체제가 원동력이 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지주회사 STX가 사업 자회사에 대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공정거래법상 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 주식 보유)을 소유하는 구도를 통해 강덕수 회장이 STX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장악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춰놓고 있다.

STX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인 STX가 자회사 STX조선·STX엔진·STX에너지, 손자회사 STX팬오션·STX중공업·STX엔타코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STX건설·포스텍·포스인터내셔날 등 총 10개사(8월1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를 거느리는 형태를 띠고 있다.

◆최근 들어 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 확대

최근 STX그룹 지주회사 STX에 대한 지배주주 지분 확대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STX건설이 핵심 주체다.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STX 주식 장내 매입이 전혀 없었던 STX건설은 지난 6월20일부터 지난 7월28일까지 단기간에 STX 보통주 0.9%(23만4650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중순 45.3%에서 변동이 없던 STX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46.1%(우선주 포함 발행주식 대비)로 늘어났다.

STX건설의 STX 지분 매입은 강덕수 회장의 그룹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 기반을 한층 단단히 다져놓는 효과가 있다. STX건설은 강 회장, 두 딸 정연·경림씨가 각각 25%씩 강 회장 일가가 7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 강 회장 개인이 장악하고 있는 기업이다.

◆강 회장-포스텍-STX로 이어지는 지배기반 탄탄

또 STX의 최대주주는 STX그룹 계열 네트워크업체인 포스텍이다. 포스텍은 강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75.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게다가 STX 2대주주로서 14.5%를 갖고 있다.

STX그룹은 지주회사 STX에 대한 지배주주의 지배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상대적으로 지배구조가 취약한 상장 자회사 STX엔진에 대해서는 STX가 나서 지분 확대도 꾀했다.

STX는 지난 6월22일 STX엔진 0.8%(22만6000주)를 장내에서 사들여 지분을 26.4%로 늘려놓았다. 이로써 STX엔진 대한 최대주주 등의 보유주식은 STX 26.4%를 포함해 26.6%로 확대됐다.

이와함께 STX는 지난7월25일 자회사인 STX에너지의 28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발행주식 198만4000주, 발행가 1만4500원)에 참여, 결과적으로 STX에너지 지분을 종전 44.2%에서 47.4%로 늘려놨다. 이에 따라 STX에너지의 지배주주 STX 및 STX조선의 지분은 종전 62.2%에서 65.0%(811만주)로 확대됐다.

◆ 대한통운ㆍS-Oil 자사주 인수戰 참여

이처럼 STX그룹이 지주회사를 정점으로 수직 계열화 체제 기반을 한층 강화하면서 발빠른 M&A를 통해 재계 중견그룹으로 급부상한 상장 가도에 더욱 탄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든 STX그룹이 대한통운을 품에 안게 된다면 STX 팬오션과의 연계를 통해 해상과 육상을 망라하는 종합 물류망 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재 대한통운에 대해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STX그룹을 비롯해 금호아시아나그룹, CJ그룹 등이다.

STX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대한통운 2ㆍ3대주주로서 각각 14.8%, 13.5%의 지분을 갖고 있기도 하다.

법정관리 업체인 대한통운은 내년 초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의 ‘50%+1주’를 새로 인수하는 기업이 경영권을 갖게 된다.

또 STX그룹의 S-Oil 자사주 인수전 참여는 해운ㆍ물류, 조선ㆍ기계, 에너지ㆍ건설 등을 3대 핵심사업으로 하는 STX그룹이 에너지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STX그룹은 지난해 인천정유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현재 S-Oil은 최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로 국내 공동 경영자를 찾기 위해 최근 S-Oil의 자사주 28.4%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Oil 자사주 인수에는 현재 STX를 비롯해 롯데, 한진, 대림산업, 대한항공 등이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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