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가 아시아를 벤치마킹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여 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한 ‘아프리카 사자’들이 막대한 자원과 젊은 노동력 그리고 중산층의 확대를 등에 업고 ‘아시아 호랑이’ 경제를 추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빈곤 불평등 이슬람세력의 대두에 따른 불안 등은 넘어야 할 숙제지만, 아프리카의 잠재력은 이 같은 악재를 넘고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의 개혁과 자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아시아와 과거에 이룬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기대수명은 지난 1950년 37세에서 2011년 58세로 높아졌다. 초등학교 입학률도 1990년 52%에 그쳤지만, 2011년에는 77%로 치솟았다. 안전 법치 인권 경제 등을 고려한 국가경영(Governance) 점수 역시 지난 10여 년 동안 46국이 개선됐다.
스튜어트 컬버하우스 이그저틱스파트너스(E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를 막을 것은 없다”면서 “아프리카는 과거 아시아와 같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강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경제의 올해 성장률이 5.4%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5.8%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미국은 1.7%와 3.0% 성장하고, 중국은 올해 7.4% 성장한 뒤 내년에는 7.1%로 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아프리카 최대 국가인 나이지리아 경제는 2030년까지 연 7.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이 맞는다면 15년 뒤 나이지리아는 세계 20대 경제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심 차발랄라 스탠더드뱅크그룹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아프리카는 오랜 기간 원조를 받아왔다”면서 “그러나 중산층의 빠른 성장은 아프리카 경제를 이끌 것이며 기업에게 엄청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는 크게 늘고 있다. 언스트앤영(EY)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는 글로벌 해외직접투자(FDI)의 5.7%를 차지했다. 10년 전 이 같은 비율은 3.6%였다.
지난해 아프리카의 신규 등록 기업만 40만 개에 달했다. 현재 22국인 산유국도 원유와 가스 탐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10년 뒤에는 45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프리카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6억 명에 육박하는 빈곤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민족주의와 이슬람 군사세력의 득세에 따른 분쟁 해결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평가다.
마크 로젠버그 유라시아그룹 아프리카 디렉터는 “‘아프리카 라이징’ 시나리오의 장기적 리스크는 실업률과 관련이 있다”면서 “현재의 성장이 새로운 도시 인구를 위한 일자리 창출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로버트 슈라이어 케이프타운대학 교수는 “아프리카 주요국이 사회안전과 국가통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국가별 성장 여부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슈라이어 교수는 “사람들은 새로운 아시아를 찾고 있다”면서 “아프리카는 이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것이지만 콩고와 앙골라 같은 나라들은 실패를 거듭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보츠와나가 승자가 될 것이라며 나이지리아에 대해서도 지나친 낙관론은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로 8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후진국형 질병의 창궐도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