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디지털큐브 유연식 대표이사

입력 2006-08-04 16:30 수정 2006-08-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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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통해 소비자의 마음 이해했다"

아픔만큼 성숙해진다.

디지털큐브를 두고 하는 소리다. 국내 최대 PMP(포터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업체인 디지털 큐브는 올 상반기 제품의 전자파 과다논란에 휩싸이면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했다. 올 4월 디지털큐브의 인기 모델 ‘아이스테이션 V43’에서 본체 전자파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수신을 막는다는 것을 소비자가 직접 밝혀냈던 것. 이에 주가도 1400원대에서 1000원대 미만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대규모 리콜이 이뤄지면서 기업 이미지도 좀 더 긍정적으로 변했고, 고객의 중요성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이번 리콜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는 기술 위주의 회사여서 기술 개발에만 치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겪으며 소비자들과의 접촉과 대고객 지원, 그리고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이런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회사의 위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뛰어든 구원투수가 바로 유연식 사장이다.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디지털 큐브는 기존 손국일 사장과 R&D연구소를 맡아왔던 유 소장을 각각 대표이사로 하는 각자대표제를 도입했던 것.

유 사장은 리콜을 계기로 사업방향이나 사업내용을 전반적으로 되돌아보는데 크게 영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각자대표제로 시작한지 넉 달이 지난 요즘, 유 사장은 기업경영에 대한 재미에 푸욱 빠져있다.

“일부에선 CEO가 둘이니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지 않을지에 대해 우려를 보내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각자가 맡은 분야가 확실하다 보니까. 서로간의 영역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좀 더 효율적으로 회사가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현재 유 사장은 제품 개발과 해외투자부문을, 성 사장은 재무와 국내영업부문을 맡고 있다.

디지털큐브는 관련 업계 선두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라인업이 단순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 두개의 제품에 치중하다보니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

“하반기는 확 달라질 겁니다. 10만 원대의 저가 모델에서부터 70만~80만 원대의 고가 모델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물론 기존 모델을 보완하는 제품도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신모델도 4~5개정도 선보일 겁니다.”

PMP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액정의 크기도 2.4인치의 소형크기에서 7인치의 대형화면까지 아우를 생각이다. 유 사장의 말대로만 신제품이 앞으로 거의 한 두 달에 한번 꼴로 나오게 된다.

“PMP시장은 휴대폰과 달리 이제 성장단계에 있다고 봅니다. 휴대폰과 MP3플레이어는 성숙단계이다 보니 기능적인 차별화가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디자인이나 가격을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하지만 PMP는 올해 말까지는 초기 성장단계의 시장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여 기술적인 우위 업체가 표준을 만들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유 사장은 최근까지 PMP는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는 것이 주력이었다면 앞으로 내비게이션은 물론 휴대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PC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와이브로나 HSDPA 등과 같은 휴대인터넷 시장이 이제 막 열려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대표는 디지털큐브가 하반기에 주력할 4대 분야로 고속데이터패킷접속(HSDPA)•와이브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실시간 교통정보 글로벌 내비게이션을 꼽았다.

그는 “HSDPA를 지원하고 무선네트워크(WIFI)가 내장된 통신단말기 S43과 데이터통신 통합단말기 G43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윈도XP와 리눅스를 OS로 사용하는 초소형PC 두 종을 개발 중이다. PMPC로 불리는 이 단말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아 출시 일정과 하드웨어 규격은 유동적이지만 외관을 현재의 PMP와 같은 형태로, 성능은 PC 수준으로 만든다는 것이 유 사장의 기본 방침이다.

“현재의 PMP에서 주로 쓰는 화면 크기인 4.3인치 LCD(800×480)를 사용키로 했습니다. 단말기는 윈도XP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의 PC에서 구현되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고 인터넷 환경과 호환되는 것이 가장 장점입니다.”

특히 4.3인치 LCD를 사용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대우루컴즈에서 선보인 7인치 울트라모바일PC보다 휴대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우리의 단말기는 울트라모바일PC가 아닌 PMP의 오락성과 PC의 호환성을 결합한 PMPC”라고 강조하며 “현재의 UMPC와는 다른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PMP업계의 대명사가 됐지만 사실 유사장은 자동차 부품을 개발하던 엔지니어였다. 삼성이 자동차 사업을 진출할 당시 합류하여 ABS의 전자제어장치를 개발하는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삼성이 자동차 사업을 출수하면서 진로를 고민하다 퇴직 위로금을 들고 벤처 창업을 하게 됐다.

이때 같은 직장 동료였던 손대표와 함께 위로금을 모아서 회사를 차린 것이 디지털스퀘어(현 디지털 큐브)였던 것. 초기에는 MP3플레이어를 OEM방식으로 납품하다 2002년 중국업체의 시장진출을 보고 PMP로 발 빠르게 전환해 성공했다.

올해 초 디지털큐브는 2006년 매출 1700억원에 순익 100억원을 계획했다. 물론 이는 대규모 리콜이 발생할 것을 예상치 못했을 때였다. 덕분에 상반기 경상손실이 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 시켜 매출과 순익을 초기 계획에 최대한 맞출 작정이다. 그러면서 저평가된 주가도 최소한 지금의 2배 이상을 높일 계획이다.

◆상반기 리콜비용 반영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 달성 412억원

디지털큐브의 2006년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65억7000만원, 영업이익 1억원 경상손실 6억5000만원으로 상반기 리콜비용 반영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5월∼6월 V43 전자파 리콜 영향으로 무상수리에 따른 매출원가 상승분이 반영되어 영업이익은 축소되고, 경상이익은 적자 전환하했으나 전체 상반기 매출액은 41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285.3%증가했다.

또한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1460.3% 증가했고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상반기 리콜 비용에도 불구하고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큐브의 관계자는 "3분기 지상파일체형 DMB T43의 성공적인 신제품 출시로 전자파 리콜 사태 후유증에서도 완전히 벗어난 상태"이며, 네이게이션, 지상파DBM, 교육용PMP "등에 관한 관심과 함께 3분기 출시 예정인 i-Mini(소형DMB TV), S43(WIN CE HSDPA)와 같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앞으로 더 큰 매출 상승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유연식 대표이사 프로필

1968년생/1991년 서울대 지질과학과/ 1993년 서울대학원 물리학과 석사/ 1997년서울대학원 물리학과 박사/ 1994년 美. 페르미 입자물리연구소 초빙연구원/ 1997년 삼성전기 자동차부품사업부 입사/ 1998년 삼성전기 자동차부품사업부 연구소 전자제어팀 과장/ 1999년 ㈜디지털스퀘어 설립 이사 겸 연구소장/ 2004년 ㈜디지털큐브 이사 겸 연구소장/ 2006년 ㈜디지털큐브 대표이사 및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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