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희의 현장에서]삼성-애플, 숫자 ‘6’에 대한 ‘동병상련’

입력 2014-07-09 18:08 수정 2014-07-0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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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 2000년대 들어서 가장 ‘핫’한 경쟁관계 중 하나다. 10년도 채 안된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2억대를 돌파할 수 있었던 뒷심에 두 회사의 역할이 컸다. 서로의 기술력을 인정하면서도 견제하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진 것이다.

영원한 라이벌로 남을 것만 같았던 이 두 회사가 같은 고민에 빠졌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정체와 저가 스마트폰 공세가 삼성과 애플을 ‘경쟁’에서 떼어나 ‘동병상련’ 관계를 만든 것이다.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단일 브랜드로 다섯번째 시리즈 제품을 선보인 유일한 기업이다. 삼성은 지난 2009년 ‘갤럭시S’ 브랜드를 처음 내놓은 이후 매년 신제품을 내놓았다. 올해 4월에는 ‘갤럭시S5’를 출시했다. 애플도 지난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공개한 이후 신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해 현재 ‘아이폰5’ 시리즈까지 내놓았다. 아이폰의 경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소비자들이 철야를 불사하고 매장 앞에 길에 줄을 선 장면이 연출되곤 했다.

삼성은 올해 갤럭시S5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최초로 탑재한 심박센서를 비롯해 방수-방진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의 멀티 기능을 강조했다. 애플은 다자인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아이폰 5S)과 중저가 시장(아이폰 5C)을 겨냥했다.

그러나 한 때 ‘안드로이드폰의 페라리’라고 불려졌던 갤럭시도, 휴대폰 산업에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켰던 아이폰도 난관에 봉착했다. 새로운 기능에 무감각해진 소비자들, 정체기에 접어든 시장 성장세, 중국 저가폰 공세 등에 가로 막힌 것이다. 삼성은 후속모델인 ‘갤럭시S6’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애플은 ‘아이폰6’를 공개해야 하는 시점에 말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 저하 주요인 중 하나로 스마트폰 환경 변화에 따른 갤럭시S5의 판매 부진을 꼽았다. 그 동안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을 이끌어왔던 스마트폰 분야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얼마전 광대역 LTE-A 성능을 가미한 ‘갤럭시S5 LTE-A’를 선보였으나 큰 반향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삼성은 갤럭시S6를 기획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이템을 고안해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것이다.

애플의 고민은 삼성보다 더 깊어 보인다. 애플의 아이폰6는 오는 10월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미 각종 IT매체와 SNS를 통해 제품 사양은 물론 이미지가 여러 차례 유출됐다. 제품 보안에 큰 헛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아이폰의 신비주의 전략은 빛이 바랬다. 소비자들의 호기심도 전과 같지 않다.

10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스마트폰 시장은 변하고 또 변했다. 그 중심에 애플과 삼성이 쌍두마차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이제 두 회사 모두 숨을 고르고 다음을 차분히 생각해야할 시점이 왔다.

삼성은 지난 5년 동안 고수해온 브랜드 ‘갤럭시’를, 애플은 트레이드 마크이자 유일무이한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이폰’을 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얼마전 만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갤럭시S6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게 또 현실”이라고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전자업계에 앞다퉈 화두를 던지고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삼성과 애플이다. 전에 겪지 못했던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를 어떤 방법으로 ‘스마트’하게 극복할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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