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폭로 1년 됐지만…각국, 개인정보 보호에 여전히 둔감

입력 2014-06-0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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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한 30대 청년의 폭로로 전 세계는 미국의 비밀스런 움직임에 경악했다. 2013년 6월 5일(현지시간)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31)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리즘(PRISM)이라는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민 수백만 명의 통화기록 등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후 NSA가 자국민을 넘어 각국의 국가지도자는 물론 타국 국민까지 정보수집 대상 목록에 포함시켰다는 사실에 전 세계는 충격과 배신감에 사로잡혔다. 특히 한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정상들의 휴대전화까지도·감청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파문이 급속도로 확산했다.

스노든의 폭로 이후 국가 안보라는 명목하에 침해당해온 사생활 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됐으며 인권 및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법적ㆍ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스노든의 폭로 이후 불법 도ㆍ감청의 가해자인 미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도 이 부분에 대한 개선책 마련에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에서는 NSA의 대량 전화 정보 수집을 금지하는 법안인 ‘미국자유법(USA Freedom Act)’이 지난 22일 하원을 통과했지만‘속 빈 강정’이라는 냉담한 반응이 벌써 나오고 있다. 법안은 NSA가 직접 수백만 미국인의 통화 정보를 대량으로 모아 장기간 보관해온 관행에 종지부를 찍고, 앞으로는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의 허가를 받은 후에만 통신회사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통신회사에 요구할 수 있는 정보의 제한규정이 너무 모호해 개정법안하에서도 얼마든지 NSA가 이전처럼 대규모 정보수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국민 도·감청 규정을 일부 제한하겠다는 것뿐, 다른 국가에 대한 언급은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피해자인 다른 국가도 제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NSA가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건물을 도청하고 EU의 전산망에 침투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EU는 진상 조사와 함께 미국과의 정보공유 협정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벌이는 등 대응책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위반이 드러나면 언제든지 이들 협정을 폐기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경고하는 선에서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NSA의 도·감청 작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영국, 호주 등은 1년이 되도록 개혁 방안을 놓고 토론만 거듭하고 있을 뿐 제대로 된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감청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받았던 독일도 미국에 상대국에 대한 비밀 정보 수집 활동을 금지하는 ‘노 스파이 협정’ 체결을 요구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앞으로는 메르켈 총리에 대한 정보 수집을 하지 않겠다”는 정도의 구두 약속을 받아내는데 그쳤다.

한편 ‘양심선언’을 한 스노든은 국가 기밀 유출 혐의를 받는 범법자 신세가 됐으며 이후 홍콩을 거쳐 러시아로 임시 망명했다. 그의 임시 망명기간은 오는 8일로 만료되며 그는 러시아를 비롯해 몇몇 국가에 망명을 공식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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