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채형석 부회장 마음대로 날까

입력 2006-06-05 11:18 수정 2006-06-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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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애경 장영신 회장 장남...경영능력 시험무대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제3민항인 제주항공이 5일 첫 날개짓을 했다.

제주항공은 기존 항공운임에 비해 최대 30%(5만원 대)이상 저렴한 저가운임을 경쟁력으로 출발, 기존 항공사들을 바싹 긴장시키며 항공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이 72%를 출자(제주도 25%)한 사실상 애경의 신(新)사업 분야여서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애경그룹 내부적으로 제주항공 런칭에 대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의 삼푸나 세제를 만드는 생활용품 전문업체의 이미지를 탈피해 그룹을 위상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으로 항공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항공업 진출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채형석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검증받게 될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채형석 부회장의 경영능력 검증 시험무대

장영신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 부회장은 지난 86년 애경유지 사장으로 취임 뒤 새롭게 그룹의 백화점·유통업 진출을 주도하며 후계자로서 자질을 검증을 받았다.

기존의 기초화학과 생활용품의 사업구조만 가지고선 그룹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기도 했지만 동석, 승석 등 동생들과의 경영권 경쟁에서 뚜렷한 흔적을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컸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지난 93년 창업자이자 장 회장의 남편인 고 채몽인씨가 비누와 세제를 만들던 공장터에 백화점을 세우자고 제한한 장본인도 채 부회장이었다. 그룹 부회장으로 오른 2001년에는 AK면세점과 2년 뒤인 2003년에는 수원애경역사를 세웠다.

2009년에 완공 될 평택역사를 합치면 애경은 3개의 백화점을 갖게 된다. 이로써 10년이 지난 애경의 백화점사업은 주력 사업인 생활용품 부분의 매출을 따돌려 화학부문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탄탄한 기반을 세웠다.

물론 채 부회장이 벌인 사업이 ‘승승장구’로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03년 초 불거진 센트럴시티 사건으로 상당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채 부회장은 당시 센트럴시티 인수과정에서 투자 대가로 전 지방공제회 손모 이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채 부회장은 한동안 그룹을 경영하는데 타격을 받았고, 후계자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채형석 부회장의 재기 성공여부도 관전 포인트

이번 제주항공의 런칭은 채 부회장의 재기 무대라고 보아도 무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애경의 제주항공 출자는 그가 설립한 부동산 투자회사인 ARD홀딩스를 통해 지분 25.5%를 소유하는 구조여서 항공업 진출이 성공하면 모든 공은 채 부회장에게 돌아간다.

물론 그 반대의 결과가 발생하면 책임도 채 부회장의 몫으로 전락하게 된다.

ARD홀딩스는 애경유지공업과 함께 애경그룹의 제2의 지주회사다. 이 회사는 평택역사, AK네트웍크, 디피앤에프, 제주항공을 거느리고 있다.

채 부회장은 제주항공이 오는 2009년이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우선 제주도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투자 의향을 타진했지만 어떤 곳에서도 긍정적인 대답을 듣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소형항공기를 띄우기 위해선 최소 50여명의 승객이면 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항공서비스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은 국내 고객의 눈높이를 저가항공사들이 맞출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저가항공사에 대한 항공사고의 가능성, 연착 등의 안전성 부족에 대한 선입견도 높다. 초기에는 저가항공운임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기존 대형항공사들이 국내 운임을 내리면 어쩔 수 없이 재차 운임을 내릴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기도 하다.

채 부회장은 3년 뒤면 제주항공을 찾는 승객이 155만 명에 매출액도 869억원으로 당당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산업은행을 통해 800억원을 빌렸다. 비행기도 리스가 아닌 구매를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기존의 비행기까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내다 팔아 리스형태도 변환하는 것과는 역행하는 구조다.

최근 그룹경영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 장 회장이 세 아들 가운데 장남인 채형석 부회장에게 자신의 지분과 함께 경영권을 이양하는 시기를 제주항공의 성공적인 날개짓을 확인한 후 이뤄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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