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류 물길 가로막는 게임규제 -박성제 미래산업부 기자

입력 2014-04-25 10:54 수정 2014-04-2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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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거대한 물길이 경색될 위기에 처했다.

헌법재판소가 24일 우리나라 게임 산업계의 사실상 첫 번째 규제인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국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게임중독법’ 통과에 탄력을 줄 전망이다. 만약 게임중독법까지 의결되면 드라마·방송·패션·음악·웹툰 등과 함께 ‘한류’의 핵심으로 꼽히는 게임의 중국 진출이 좌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 정부와 콘텐츠 FTA를 전격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을 통해 해외법인의 자국 진출을 규제하고 있는데, 여기에 게임이 금지목록에 포함된다. 이를 뚫어내지 못하면, 게임업계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할 길은 막히게 된다. 대부분의 협상이 그러하듯, 이 규제를 돌파해낼 가장 강력한 논리는 ‘상호규제 완화’다. 즉 우리는 아무런 규제가 없으니, 너희도 규제를 풀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가 규제를 만들고 헌재가 이를 공고했으니, 한류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는 정부와 업계에 제대로 ‘백태클’을 걸어버린 꼴이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콘텐츠에 대한 또 다른 규제가 우후죽순 입법 발의될 가능성이다. 상황이 이쯤 치닫게 되면 FTA 협상에서 내밀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패키지 협상’조차 불가능하다. 한류로 대륙 전역을 적신다는 정부와 업계의 꿈은 일장춘몽으로 끝난다.

국내시장 침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가가 게임을 마약류로 규정하면, 게임 개발자는 곧 마약 생산자가 되는 셈이다. 그야말로 황당한 논리다. 개발자를 우대하지 않는 사회에서 좋은 개발자가 나올 리 만무하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국내 게임 개발자의 해외 유출은 물론이거니와 게임업체 자체의 유출까지 우려된다. 진정한 규제는 기업이 자정능력을 갖출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라는 점을 곱씹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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