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화된 금시장을 투명화하는 첫걸음인 KRX 금시장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가격은 다소 높게 형성됐으나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반면 거래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투자 유인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거래소에 따르면 첫 거래를 시작한 24일 KRX 금시장의 금 현물(순도 99.99%) 종가는 g당 4만6950원이었다. 이날 금값은 장 초반 4만6730원으로 떨어지는 듯했으나 곧바로 4만7400원까지 뛰어오른 뒤, 거래소가 제시한 기준가격 4만6330원보다 620원(1.34%) 오른 채 마감했다.
첫 거래를 마감한 뒤 KRX 금시장의 금값이 다소 높게 형성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장외 시장에서 금값은 g당 4만6450원,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매수 가격은 수수료 1%를 합해 g당 4만6515원 수준이었다. 국제 시세보다는 900원가량 높게 책정됐다.
이는 회원사의 거래 참여 부족과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왜곡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원사 57개사 중 거래에 참여한 곳은 10개사에 불과했고, 사려는 투자자에 비해 물량이 적어 금값이 높게 형성됐다. 또 KRX 금시장에 공급되는 금이 관세(3.0%)는 면제되지만 농어촌특별세(0.6%)가 부과된다는 점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호철 파생상품본부 본부장은 “첫날 국제 시세보다 가격이 높았던 이유는 주가와 마찬가지로 사겠다는 사람은 많았지만 파는 물량이 적었기 때문”이라며 “국제 시세보다 높은 가격 수준도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거래 체결건수는 183건, 거래된 금은 5978g(2억8075만원)으로 거래소가 예상한 10㎏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시장이 넘어야 할 산은 회원사 확보와 가격 안정화와다. 주식시장으로 치면 기관투자가인 회원사가 확보돼야 금시장 활성화는 물론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어 회원사 확보가 시급하다. 시장 초반 관망하는 투자자는 물론, 무자료금 거래 도매상들을 이끌어내야 한다.
또한 농특세 등 세금 문제 해결과 원활한 금 공급도 필요하다. 특히 소위 ‘장롱금’은 현재 거래 시스템에서 거래소 지정 업체를 통해 검증받고 팔 수밖에 없어 이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 본부장은 “3개월 정도 지켜본 뒤 개선책 등을 강구하겠다”며 “농특세 문제 등은 거래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정부 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