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사기' 금액 1조8000억… 피해금융사도 16곳

입력 2014-03-04 10:11 수정 2014-03-0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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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ENS 대출횟수 당초 100회서 463회로 드러나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이 매출채권 위조를 통해 벌인 대출사기 금액이 1조83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5000억원대로 알려졌던 대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3일 매출채권 등을 위조해 은행으로부터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KT ENS 김모 부장(52)과 협력업체 아이지일렉콤 오영주 대표(41), 컬트모바일 김장식 대표(42)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KT ENS 김 부장 등은 협력업체로부터 휴대폰 등을 납품받지 않았는 데도 납품받은 것처럼 매출채권을 꾸미고 이를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2008년 5월부터 2014년 1월까지 16개 은행을 상대로 463차례에 걸쳐 모두 1조8335억여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1조5000억원가량이 상환됐고 나머지 약 2900억원은 아직 상환되지 않았다.

◇사기 대출액 급증… 의혹도 커져 = 검찰 수사 결과 당초 5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던 사기 대출금 규모는 1조8000억원대로 늘어났다. 당초 금융당국과 경찰이 밝힌 대출 규모는 하나은행이 34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과 국민은행이 각각 500억원, 나머지 저축은행이 8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당시 하나·국민·농협은행 등 피해 은행 16곳 중 7곳에 대한 조사를 마쳐 1조8000억원 수준보다 적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나머지 9곳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전체 대출 규모와 미상환 피해액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 금감원은 대출사기 규모가 약 2800억원 수준이고, 피해 금융사는 시중은행 3곳과 저축은행 10곳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대출사기 규모가 5000억원으로 늘었고, 3일 검찰이 밝힌 수사 자료에는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피해 금융회사도 16곳으로 늘어났다. 이 밖에 금감원은 KT ENS의 협력업체 명단과 이들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의 수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비난을 면치 못했다. 검찰은 대출 사기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사라진 SPC가 11개나 된다고 밝혔다.

앞서 본지는 이들 SPC 설립과정 등을 감안해 볼 때 석연치 않은 의혹들을 제기한 바 있다. 대출사기를 위해 만든 SPC의 자본금이 단 100원으로 설립된 법인, 명목상 대표자 명의, 설립과정에서 피해 은행들의 사전 인지를 의심해 볼 수 있는 정황들이 드러난 바 있다.

또한 검찰은 KT ENS 직원 김 부장이 매출채권을 가짜로 만든 뒤 이를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2008년 5월부터 2014년 1월 은행 16곳을 상대로 463회에 걸쳐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밝혀진 100여 차례보다 4배가량 많은 대출 횟수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주도 면밀한 대출사기 과정 = KT ENS 김 부장은 중앙티엔씨, 아이지일렉콤, 컬트모바일, 엔에스쏘울 등 통신기기 판매업체 대표들로부터 휴대전화 등을 발주받은 것처럼 꾸미기 위해 발주서와 물품납품인수확인서, 매출채권확인서 등을 위조했다. 이어 협력업체 대표들은 공급자용 세금계산서 등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뒤 컨소시엄을 구성, 각각의 가공 매출채권을 SPC 세븐스타에 양도했다. 이후 세븐스타 명의의 매출채권과 가짜 서류 등을 이용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SPC 세븐스타는 범행을 위해 만든 유령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사기대출 사건에는 이날 구속기소된 KT ENS 김 부장, 오영주·김장식 대표를 비롯해 엔에스쏘울 전주엽 대표(48·해외도피), 중앙티앤씨 서정기 대표(46·검거) 등이 깊숙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대표는 금융권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인물로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김 부장을 직접 접대하는 등 이번 사건을 주도했다.

김 부장은 서류 위조로 대출을 받게 해주는 대가로 전씨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6221만원 상당을 사용하고 벤츠 등 차량 리스를 제공받았다. 김 부장은 2007∼2008년에도 전씨로부터 “납품과 대금 결제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고 그 과정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잘 처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10차례에 걸쳐 1억2280만원을 송금받기도 했다. 김 부장은 경찰에 붙잡힌 뒤 조사과정에서 “대출받은 돈을 전씨와 서씨에게 넘기고 수수료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서씨는 지난 16일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씨는 수사 직전 홍콩으로 도주해 현재 뉴질랜드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터폴의 적색 수배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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