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활성화… ‘캐나다구스’ 140만원→90만원

입력 2014-01-1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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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레르’는 80만원대까지 다운…공식수입에 비해 최대 60% 저렴

직장인 이솔비(가명·29)씨는 요즘 백화점을 찾지 않는다. 최근 백화점서 100만원 넘게 주고 산 다운웨어가 병행수입 사이트에서 절반 가격에 판매된 것을 발견한 이후 선뜻 발길이 가지 않게 됐다. 정품인지 의심이 돼서 불안하지만 병행수입품에 정품인증 표시가 확대된다고 하니 믿어볼 만한 것 같다. 한국 소비자만 ‘봉’ 취급하는 명품 브랜드들에 휘둘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명품 브랜드의 공식 수입가격과 병행수입의 판매 가격 차이가 화제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까지 차이가 난다. 명품 제품들이 한국에서만 유독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가 패딩 열풍을 몰고와 ‘캐몽(캐나다구스·몽클레르)’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은 캐나다구스의 ‘익스페디션’ 다운패딩은 국내 백화점의 판매가격이 140만원대에 달하지만, 오픈마켓 병행수입 판매가는 35%가량 저렴한 90만원대에 불과하다.

백화점 판매가 160만원대인 몽클레르 ‘마야스타일’ 다운패딩도 병행수입 사이트에서는 80만원 수준에 팔리고 있다. 헌터부츠도 병행수입 사이트 판매가는 9만원선이지만 백화점에서는 두 배가 넘는 19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처럼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독 국내에서만 비싸게 팔리는 명품 브랜드의 ‘고가 정책’ 덕분이다.

명품 브랜드의 국내 수입제품 판매 가격은 미국에 비해 최대 4배 이상 높고, 일본에 비해서도 최소 20~30% 비싸다.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지난해 미국·일본·영국·호주 등 세계 15개국 주요 도시의 화장품, 생활가전제품, 가공식품 등 60개 제품의 국제물가(환율 반영)를 조사한 결과, 서울의 판매 가격이 유독 높았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커피메이커 등은 15개국 중 가장 비쌌다.

일례로 벨기에 키플링의 ‘클라스챌린지백’은 미국에서 약 10만6000원에 판매되지만 국내에선 18만8000원이다. 스토케 유모차도 미국서 117만9200원 하는 것이 국내에선 159만8000원으로 둔갑한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허영심에서 비롯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값이 비쌀수록 명품 취급을 하는 한국 소비자의 특성을 감안해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고가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가 ‘병행수입 활성화’라는 칼을 빼들었다. 정부는 병행수입품에 정품인증 표시를 확대하고, 애프터서비스 체계도 마련하는 내용을 담은 방안을 3월까지 확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병행수입이 늘면 자연스럽게 콧대 높은 명품의 가격 정책이 바뀌고, 국내 소비자들이 좀 더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 활성화로 가격 인하 효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높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짝퉁 시장에 대한 규제가 철저하게 이뤄져 병행수입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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